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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꽃 Nov 10. 2022

아빠! 곧 산타할아버지 오시겠지?


"나 이번에는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놓고 가는 거 진짜 진짜 안 자고 볼 거야!"



연말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8살 아들의 말이다. 여유로운 주말 저녁, 과일을 깎으며 남편과 아이의 오고 가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웃음이 새어 나온다.



"아빠! 나 진짜 이번엔 어떻게 해서든  안 잘 거야."



초등 4학년 큰 딸은 산타는 아빠이거나 엄마라며 동생에게 그걸 믿냐고 하면서도 크리스마스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은지를 떠들고 있고, 둘째는 누나가 몰라서 그렇지 산타할아버지는 있다 서로 실랑이를 벌였다.



"아빠! 나 이번에도 크리스마스 선물 받을 수 있겠지? 나 마인크래프트 산속 동굴 레고 갖고 싶은데..."



남편은 그런 아들의 질문에 진지하게 대답을 이어나갔다.



"음... 글쎄... 근데 산타할아버지가 요즘 환율도 많이 오르고 해서 루돌프도 유지하기 힘들다고 연락 왔더라. 코로나 이후로 힘드셔서 루돌프를 처분해야 하나 산타할아버지가 고민하시더라고."



난 진지하게 묻는 아이에게 개똥 같은 대답을 하는 남편 때문에 과일을 깎다 말고 혼자 웃음을 참느라 눈물이 찔끔찔끔 새어 나왔다.



"응? 그럼 어떡하지...

아빠! 그럼 나 선물은 됐으니까 산타할아버지한테 마인크래프트 좀 컴퓨터에다가 좀 깔아주시고 가면 안 되냐고 기도할까?"



남편이 내 눈치를 쓰윽 보더니 입을 연다.



"으응...? 산타할아버지가 요새 바쁘셔서 아직 게임 영역까지는 접근을 안 하신 거 같더라고. 앞으로 머... 게임 쪽도 고민하시지 않을까 싶긴 한데..."



내년 연말에도 크리스마스 선물을 두고 아이와 남편이 이런 말 지도 않은 말이 오고 가면 참 좋겠다.

조금만 더 몇 년은 동심을 품는 아이로 자라남편의 그 개떡 같은 대답을 또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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