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지난 쪽지에 전 오늘도 울컥합니다.
장롱 속에 묵힌 이야기
컴퓨터 자판 휴면 명조체 속에서만 살다가 누군가에게 받은 작은 손 편지는 언제나 따뜻한 힘이 되는 걸 느껴요. 남편에게 받은 쪽지 하나. 사진으로 남겨 두고 기억하려 했던 이야기를 다시 꺼내봅니다.
바쁜 회사일로 내가 잘 때 들어오고
내가 일어나기도 전에 혼자 출근 준비하고 나간 서방님.
신랑과 통화하며 일어나서 화장대를 보니 이런 게 놓여있네.
국화차, 우엉차 우아하게 한잔씩 마시라고 샀다고...
두 놈 육아에 힘들 텐데, 애들이 힘들게 할 때마다
한잔씩 마시면 좋을 거라고...
"그럼 금방 없어지겠지?" 하며
아침부터 장난 같은 감동을 주는 신랑.
한 해가 끝나가는 이 시점.
내 남편에게 너무 고마운 게 많네.
당신은 애기 태어나고 잠 많은 날 위해
금요일 토요일 밤중 분유 수유는 본인이 전담해주고
엄마라는 타이틀에 아직은 초보티가 많이 나도
늘 "당신은 대단해!" 라며
기운 북돋아줄 줄 아는 그런 사람.
내 화장품 떨어져 가려할 쯤은
귀신같이 채워놓을 줄도 아는 센스 있는 사람.
내가 "아"라고 얘기하기도 전에 이미 내가 "아" 할 것을 미리 캐치해주는 사람.
5살 어리고 부족한 점 많은 나지만,
항상 예뻐해 주고 존중해줘서 고마워요.
나 훌쩍거리며 국화차 마신다.
사랑해요. 여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