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회색 마을> - 방랑자

지은이 정범수

by 정범수

공허한 밤

공허한 마음

공허한 세월


밤은 밤인데

식지 않는 밤이고


어둠은 어둠인데

밝아오지 않을 어둠이네


마음 둘 곳을 찾으나

정처 없는 방랑자가 되었고


세월을 원망하나

지나가 버린 세월마저 나의 것이 아니네


아닌 척 살아가는 나날 속

더 이상 채울 수 없는 공허함을


무엇으로 달랠 수 있을까

너마저 떠나가면 끝나버릴 나일까


차오르는 달빛 속

차오르는 헛헛함


공허함마저 떠나가면

나는 무엇으로 나를 채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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