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로 만나는 작가들
에세이스트
라이프 분야 크리에이터
'경험은 최고의 스승'이라고 믿는 사람입니다.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정체성, 국제결혼, 쌍둥이 육아, 여행, 행복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멕시코 여행 중 우연히 만난 독일 남자와 연애를 시작해 우당탕탕 끝에 결혼까지 골인 후, 지금은 쌍둥이 아들을 키우며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첫인상은 말술을 마실 것처럼 생겼지만, 알고 보면 연애 한 번 못해본 모태솔로였다 는 반전!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한 여자의 좌충우돌 글로벌 연애담입니다.
2021년에 작성했던 매거진을 브런치로 옮기며 다시 시작합니다.
https://brunch.co.kr/@hanna0425/169
“방랑벽의 끝, 결혼 — 그의 친구들과 함께한 3박 4일간의 카약 투어”
그녀는 멕시코의 태양 아래서 사랑을 주웠다가, 독일의 호수 위에 던져놓는 마법사다.
싱가포르에서 멕시코로, 멕시코에서 독일로 ,
배낭 하나 메고 세상을 헤매던 한국 여자가 2021년 매거진에 썼던 이야기를 브런치북으로 옮겼다.
첫인상은 “말술 마실 것처럼 생겼지만, 알고 보면 연애 한 번 못해본 모태솔로”라는 반전 폭탄.
지금은 쌍둥이 아들을 키우며 정신없이 살지만,
문화 충돌? 언어 장벽? 감정의 미세 떨림?
다 숨기지 않고 터뜨린다.
이 화는 그 정점.
3박 4일 카약 투어는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사랑의 시험대, 자아의 카약이다.
“독일 계절의 꽃은 여름이다.
거의 모든 게 완벽했다.”
완벽이라는 단어 앞에 ‘거의’가 붙는 순간, 독자는 뭔가 터질 거야를 직감한다.
새벽 16도, 한낮 30도, 습기 없는 건조한 더위
시아버지의 바비큐, 친구들의 맥주, 높고 푸른 하늘
모든 게 완벽해 보인다.
하지만 ‘거의’는 작가의 내면에 이미 균열이 생겼음을 예고한다.
이건 서사의 아이러니다.
행복의 정점에서 붕괴의 전조를 살짝 보여주는 작가의 장난기.
20화는 단편소설처럼 정교하다.
3박 4일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사랑의 시험, 자아 발견, 결별까지 압축했다.
1막
설렘 — 투어의 설렘, 친구들과의 유대
(기대 → 행복)
2막
균열 — 요하네스의 무시, 소피 등장
(당황 → 분노 → 복수)
3막
결별 — 충돌과 화해, 고독의 밤
(냉정 → 평화 → 결심)
1막의 카약과 캠핑장은 낭만적 공동체의 상징이지만,
2막에서 “커플끼리 앉지 않아”라는 요하네스의 말은 사랑의 냉기다.
소피의 존재는 불신의 불씨를 키우고,
“한국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눈이 내린다 했거늘!”이라는 작가의 대사는 분노와 유머가 뒤섞인 자아 선언이 된다.
잔인한 질문
요하네스의 사과와 눈물 속에서 작가는 되묻는다.
“나는 행복한가?”
그의 말 “너도 행복할 거야”는 공감의 결여를 드러낸다.
사랑은 감정의 동시성이다.
한쪽만 행복하다면, 그것은 이미 불균형이다.
텐트 안의 고독 속에서 작가는 깨닫는다.
방랑벽의 끝은 결혼이 아니라, 자신과의 화해다.
가벼움 vs 무게
특징: 모태솔로, 친구 중심, 감정 표현 서툴다
사랑을 배운 초보자. 가벼움은 매력, 공감 부족은 약점
특징: 자유로운 영혼, 자존심, 고독 내성
명장면: 복수 → 현타 → 선 지키기,
“내가 언제든 떠날 수 있음” 선언,
텐트 안 고독 수용. 방랑벽의 화신. 혼자 여행했던 사람이라는 정체성은 관계에서도 독립성을 유지
요하네스의 가벼움이 작가의 깊이를 비춘다.
카약, 호수, 텐트
카약은 관계의 은유다.
두 사람이 같은 방향으로 노를 저어야만 나아간다.
호수는 고요한 내면의 거울이고, 캠핑장은 공동체 속의 고립을 상징한다.
마지막 밤의 텐트는 혼자의 평화, 다시 시작할 용기의 공간이다.
결국 작가는 깨닫는다.
솔직 + 유머 + 리듬
대사 중심의 서사와 리듬감 있는 전개는 독자를 끝까지 끌고 간다.
“내 손 잡지 마 , 이 시키야!”
직설적인 대사는 분노를 유머로 전환시킨다.
문화 충돌이 단순한 갈등이 아니라 감정의 리듬으로 작동한다.
웃음, 분노, 고요, 여운이 교차하며 한 편의 짧은 영화처럼 펼쳐진다.
방랑벽의 끝
사랑은 공감이다.
“내가 행복하니 너도 행복할 거야”
→ 공감 결여
이방인의 고독.
“독일인들 틈에 나 혼자 덜렁 이방인”
→ 정서적 고립
방랑벽의 끝은 자아 완성.
작가는 요하네스를 떠난 게 아니라, 자신을 선택
카약 위에서 배운 사랑의 조건
20화는 단편소설의 정석.
3박 4일 안에 사랑의 시험, 자아 발견, 결별 드라마 압축.
요하네스의 눈물은 사랑의 실패가 아니라,
인간의 미숙함.
작가의 결별은 끝이 아니라, 자기 회복의 서막.
그녀는 요하네스를 사랑했지만, 결국 자신을 구했다.
방랑벽의 끝에는 자유로운 영혼이 있었다.
그리고 결국 결혼했다.
그건 요하네스가 아니라, 성장한 작가가 선택한 결말이다.
독자에게 남기는 한 문장
《멕시코에서 만난 그대》 20화는 방랑의 끝에서 마주한 사랑과 자아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린 회고록이다.
멕시코에서 시작된 사랑이 독일의 호수 위에서 시험대에 오른다.
카약 투어 3박 4일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관계의 균열과 성숙의 여정이다.
요하네스의 가벼움과 작가의 내면적 무게가 대비되며, 사랑의 본질이 ‘공감’ 임을 드러낸다.
“내가 행복하니 너도 행복할 거야”라는 말은 관계의 한계를 상징하고, 작가는 결국 자신을 선택한다.
텐트 속 고독은 결별의 상처가 아니라 자유의 회복이다.
“카약은 둘이 젓지만, 방향은 혼자 정한다”는 문장이 이 서사의 핵심을 관통한다.
방랑벽의 끝은 결혼이 아니라,
진짜 자신을 만나는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