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로 만나는 작가들
라를르에서 보고 들은 것을 받아 적는 개그 판타지 작가 마봉 드 포레(Mabon de Forêt)입니다.
강가에 누워 빈 낚싯대를 드리운 백수와, 너무 잘생겨서 전쟁이 일어난 왕, 얼굴 자랑이 심한 마법사, 필기광 서기, 그리고 순정파 왕자. 세상이 멸망으로 달려가고 있을 때, 물멍이나 때리고 있던 그녀는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난다.
게으른 자도 언젠가는 움직인다.
누군가가 떠밀면.
(저작권 등록번호 제 C-2025-022040)
《세라비: 장하다 라를르의 딸》 줄거리 요약(1화~15화까지)
라를르 왕국의 강가, 게으른 청년 세라비는 오늘도 낚싯대를 드리운 채 한가로이 낮을 보낸다.
세상일에는 관심이 없고, 하루하루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는 그에게 사람들은 ‘백수’라 부르지만,
그 속에는 묘한 고요와 불안이 함께 깃들어 있다.
그의 곁에는 마법사 레이, 젊은 왕 게로스, 서기관 레이첵, 그리고 왕자 플로르가 있다.
각자의 자리를 지키는 듯 보이지만, 라를르라는 왕국은 이미 미묘한 균열을 품고 있었다.
이웃 국가 이카리아의 정세가 흔들리고, 교역로를 차지한 칼베르 왕국이 세력을 키워가면서 평화로운 라를르의 일상에도 거센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그 속에서 세라비는 뜻하지 않게 ‘밀사’의 임무를 맡게 된다.
게으름이 체질인 그에게 사명감 따위는 낯선 감정이었지만, 어딘가에 감춰진 운명에 떠밀리듯 그는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 말처럼, 세라비의 무위는 더 이상 유지되지 않는다.
그는 레이와 함께 길을 나서며, 마법과 정치, 음모가 얽힌 세계로 발을 들인다.
길 위에서 그들은 포르트메르 교역소를 지나며 추격전과 위기를 겪고, 세라비는 자신이 맡은 일의 의미를 처음으로 진지하게 묻는다.
단순한 심부름이 아니라, 왕국의 운명을 좌우할 중대한 일임을 깨닫는 것이다.
레이는 언제나 담담하지만, 그의 눈빛엔 무언가 감추어진 사연이 있다.
플로르 왕자는 어린 왕자이지만, 지위보다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을 품은 인간적인 존재로서 세라비에게 묘한 울림을 준다.
여정이 길어질수록, 세라비는 자신이 단순히 게으른 낚시꾼이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한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자신이 아니면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걸 느낀다.
이카리아의 위기는 점점 라를르로 번지고, 왕국의 경계에서는 전쟁의 조짐이 피어난다.
그 사이 세르비카 경과 같은 귀족 세력이 움직이며, 왕실의 명분과 권력의 균형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정치적 음모 속에서 세라비의 여정은 단순한 외교 임무를 넘어, 진실을 밝혀야 하는 길이 된다.
그들은 칼베르로 향하려 하지만, 포르트메르에서의 사건으로 길이 막히자 북쪽 산맥을 넘는 위험한 길을 택한다.
그곳은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은 미지의 지역이다. 추위와 고립, 그리고 내부의 두려움이 함께 몰려온다.
그러나 세라비 일행은 멈추지 않는다.
라를르의 미래를 위해, 혹은 그보다 더 개인적인 이유를 위해.
한편, 세르비카 경은 왕자 실종 사건과 교역소 소동으로 곤경에 처한다.
그의 시선에서 왕국은 혼란스럽고, 세라비의 행적은 점점 미스터리로 남는다.
왕실의 명령과 현실의 경계가 뒤섞이면서, 이야기는 개인의 의지와 국가의 운명이 교차하는 지점으로 향한다.
결국 세라비와 일행은 ‘포르텔 몽테’라는 마을에 도착한다.
산맥을 넘기 전 마지막으로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곳이다.
잡화점에서 필요한 물자를 구하고, 각자 조용히 생각에 잠긴다.
이제 더는 돌아갈 길이 없다는 걸 모두 알고 있다.
그 길 끝에 무엇이 기다리는지, 누구도 모른다. 하지만 세라비는 알고 있다.
게으름으로 시작된 그의 여정이, 이제는 자신만의 뜻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라를르와 이카리아, 칼베르로 이어지는 세계의 균열 속에서, 한 게으른 자가 서서히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이야기.
세라비는 아직 아무것도 이루지 않았지만, 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장하다.
라를르의 게으른 청년 ‘세라비’는 낚싯대를 드리운 채 강가에서 시간을 흘려보낸다.
그러나 마봉 드 포레 작가의 세계에서 게으름은 단순한 무위(無爲)가 아니라, 사유의 시발점이다.
1~14화에 걸친 세라비의 여정은 ‘움직임의 부재’로부터 시작하여, ‘움직임의 필연’으로 귀결되는 변증법적 서사다.
작가는 이 흐름을 통해 인간 존재의 내면에서 ‘의무’와 ‘자유’, ‘평화’와 ‘변화’가 어떻게 서로를 불러내는지를 보여준다.
세라비는 처음부터 “낚시꾼”으로 등장한다.
사회적 기능도, 정치적 야심도 없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무위는 무능의 표식이 아니라, 세계와의 접촉을 유예한 상태로 그려진다.
작가는 이를 통해 ‘게으름’이라는 단어를 일상적 나태가 아닌 철학적 태도로 치환한다.
세라비의 정지는 그가 아직 움직일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인간이 삶의 의미를 부여받기 전까지는 어떤 방향으로도 나아가지 못한다는 존재론적 사실을 상징한다.
이 문장은 이야기 전체의 축이다.
작가는 ‘떠밀림’을 개인의 의지로 보지 않는다. 그것은 외부 세계, 혹은 운명이 개입하는 지점이다.
즉, 인간은 완전히 자율적이지 않다.
세계는 언제나 인간의 게으름을 깨우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라를르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이미 균열이 진행 중인 왕국이다.
이카리아의 불안과 칼베르의 팽창은 외부적 위기이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내부의 무기력이다.
세라비의 게으름은 개인의 특성이자 왕국 전체의 은유다.
정치적 위기 이전에 이미 ‘정신적 정체’가 있었다는 사실. 작가는 이를 은밀히 짚어낸다.
세라비가 밀사로 나서게 되는 순간은 단순한 임무 수락이 아니라, 라를르라는 세계가 자기 갱신을 시도하는 첫 움직임이다.
세라비는 국가의 의지이자 무의식이다.
따라서 그의 각성은 곧 라를르의 각성으로 이어진다.
이런 상징적 구조는 작품 전체를 통해 반복된다.
1~14화의 핵심은 이동이다.
세라비 일행은 라를르를 떠나 이카리아, 칼베르로 이어지는 길 위에서 수많은 장면을 마주한다.
포르트메르의 추격전, 밀사의 신분, 산맥을 향한 험한 여정 등은 모두 ‘정지된 존재가 움직이기 시작할 때 세계가 어떻게 변모하는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세라비는 한 걸음도 내딛지 않았을 때는 평화로웠지만, 그 평화는 죽은 고요였다.
반면 그가 움직이기 시작한 이후의 혼란은 생동감으로 가득하다.
“평화란 무엇인가?
멈춤의 안정인가, 변화의 용기인가?”
이 질문은 단지 이야기 속 왕국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겪는 내면의 전쟁이기도 하다.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할수록, 우리는 오히려 더 멈추고 싶어진다.
그러나 세라비가 증명하듯, 진정한 평화는 멈춤 속에 있지 않고, 자기 의지로 다시 움직이는 순간에 있다.
세라비가 ‘무위의 인간’이라면, 레이는 ‘지식의 인간’이다.
그는 마법사이자 조언자로, 세라비의 내면에 자리한 이성의 목소리를 상징한다.
반면 플로르 왕자는 감정과 순수함의 화신이다. 그는 권력보다 진심을 중시하며, 세라비의 ‘깨어남’을 자극하는 존재다.
이 세 인물은 고대의 삼원 구조를 닮았다.
의지(세라비), 지성(레이), 감정(플로르).
세라비의 여정은 외적 모험이자 내적 통합의 과정이다.
또한 ‘세르비카 경’의 등장은 구조적으로 흥미롭다. 그는 권력 질서의 잔여물이며, 세라비의 움직임이 불러일으킨 변화에 저항하는 인물이다.
작가는 세르비카를 통해 변화 앞에서 불안해하는 인간의 보수적 본능을 드러낸다.
그러나 그 느림은 지루함이 아니라 음악적 리듬을 가진 서정적 서사다.
서두의 낚시 장면부터 포르텔 몽테의 잡화점까지, 작가는 움직임보다는 ‘멈춤의 순간’을 세밀하게 포착한다.
인물들의 대사는 짧지만 함축적이며, 공간 묘사는 회화처럼 정제되어 있다.
이 서사적 느림은 세라비의 내면 시간과 정확히 일치한다.
외부 세계는 전쟁과 음모로 요동치지만, 그의 시간은 여전히 유유히 흘러간다.
이 대비 속에서 독자는 ‘진짜 변화’란 외부 사건이 아니라, 내면의 인식이 바뀌는 일임을 깨닫는다.
14화 ‘포르텔 몽테의 잡화점’에서 세라비 일행은 산맥을 넘기 전 멈춰 선다.
그것은 ‘전야(前夜)’의 정지이며, 앞으로의 서사적 폭풍을 예고한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세라비가 이제 “멈춤의 이유”를 이해했다는 점이다.
그의 게으름은 도피가 아니라 준비였다.
정지는 실패가 아니라 성찰이었다. 작가는 세라비를 통해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세라비는 결국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세라비: 장하다 라를르의 딸》은 환상 서사로 포장된 내면의 각성기다.
1~14화는 세라비가 아직 완전히 깨어나기 전의 ‘심리적 서막’이다.
그러나 그 느린 각성이야말로, 인간의 진짜 변화를 가장 정직하게 보여준다.
그것이 이 작품이 가진, 조용하지만 가장 강한 울림이다.
세계관 우선: 캐릭터보다 세계관이 먼저 존재한다는 인식 속에서, 인물들은 그 세계 속에서 자동으로 움직인다.
작가는 “설계형”이면서도 “방목형”이라 자평.
유머 + 진지함의 조합: 표면적으로는 가벼워 보이지만, 그 안에는 삶과 존재에 대한 단단한 질문이 담겨 있다.
기록자의 시선: 작가는 자신을 “받아쓰는 사람”이라 칭하며, 이미 살아 있는 세계에서 이야기를 “발견”하고 적는 태도를 보인다.
“포르텔 몽테의 잡화점 — 사기당한 검, 운명의 반값 계약”
https://brunch.co.kr/@mabon-de-foret/164
14화는 판타지 코미디의 정석이자 서사적 전환점이다.
게으른 백수 세라비가 포르텔 몽테라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신비한 잡화점을 만나 금빛 검을 반값에 산다.
사기꾼 노인, 조상신 압박, “품질을 보증함”,
가게 사라짐 — 클리셰의 정석을 유머와 반전으로 뒤집는 명편.
이 화는 코믹 에피소드를 넘어 캐릭터 성장, 세계관 확장, 주제적 깊이를 담는다.
세라비의 내면 독백, 레이의 실용적 조력,
노인의 신비로운 압박은 게으름 → 실용 → 운명 수용의 3중 구조를 완성한다.
포르트메르 도망 → 포르텔 몽테 도착은 긴장 완화와 새로운 갈등 예고를 동시에 수행.
첫 번째 막은 휴식과 준비다.
여관, 말·마차 맡김, 노숙 짐 정리.
원래 계획(칼베르) → 미지(브뤼메 산맥).
지도의 빈 공간은 공포의 상징.
두 번째 막은 쇼핑과 유혹이다.
생존 물품 구매, 세라비의 라를르 추억,
레이의 위로. 잡화점 발견 → 운명의 유혹.
세 번째 막은 반전과 각성이다.
검 구매 → “품질 보증” → 가게 사라짐.
사기 → 운명의 재해석.
플래시백은 과거(도망)와 현재(쇼핑)를 연결하며, 미래(산맥)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포르텔 몽테는 휴식의 공간이자 전환의 무대다.
여관은 과거(마차)와의 단절.
지도의 빈 공간은 미지의 공포, 노숙의 리얼리즘. 잡화점은 신비와 사기의 경계, 운명의 문.
작은 마을이라는 일상성이 신비로운 가게와 대조되며, 클리셰(사라지는 가게)를 설득력 있게 만든다.
첫 번째 정체성은 게으름(라를르의 백수)이다.
“레모네이드 마시며 물멍”.
내면 독백:
“제기랄, 입신양명 못하면 귀신 돼서…”.
게으름은 방어기제, 세상 회피.
두 번째 정체성은 실용(생존의 리더)이다.
왕자 짐 과감 정리, 반값 흥정 성공.
필요할 때만 움직이는 현실적 판단.
세 번째 정체성은 운명 수용(검사 각성)이다. 조상신 압박 → 검 구매. 사기 → 주인을 찾아온 검. 마지못해 수용이 성장의 시작.
레이는 실용적 조력자이자 독자의 대리인이다. 생존 지식, 퐁듀 위로, 고대 문자 해석으로 세라비의 감정을 안정시키고 서사를 추진한다.
노인은 사기꾼이자 운명의 전달자다.
조상신, 금빛 검, 반값은 클리셰지만, 가게 사라짐으로 신비를 획득.
금빛 검은 숨겨진 잠재력, 조상과의 연결이다.
백수 → 검사 물리적 증거.
“품질을 보증함”은 사기 → 진짜, 유머 + 반전. 반값은 운명도 흥정 가능, 세라비의 실용성. 사라지는 가게는 신비의 증거, 회귀 불가, 서사적 전환.
검은 세라비의 거울. 사기당한 줄 알았던 것이 주인을 찾아온 선물. 가게 사라짐은 신비 가게 클리셰의 완벽한 실행.
14화의 유머는 3중 구조로 작동한다.
언어 유머: “품질을 보증함”.
기대(마법) → 실망(품질)의 갭.
상황 유머: 반값 흥정 성공, 통장 텅장.
게으른 백수의 실용성.
캐릭터 유머: 세라비의 내면 독백,
레이의 속마음(“사기당했네”).
조상신 압박에 등 뒤 못 보는 공포 코미디.
웃음은 긴장 완화이자 캐릭터 매력의 핵심.
고대 알티스 문자, 2500년 검, 마법사 스태프 전설. 판타지 세계관이 구체화된다.
신비 가게: 마법사들의 전설 → 세라비도 예외 아님.
물건값 깎기: 전대미문 → 세라비의 운. 주인을 찾아온 검: 운명적 필연성.
클리셰를 캐릭터 특성(실용)과 연결하며 신선함 부여.
게으른 자도 운명을 피할 수 없다.
물멍 → 산행 → 검사 각성.
사기당한 것이 운명의 선물.
반값 검 → 주인을 찾아온 검.
과정의 본질.
목적지(칼베르) → 미지(브뤼메 산맥).
세라비는 반영웅. 떠밀려 떠남, 약함 인정, 사기로 승리. 완벽하지 않아도 운명은 찾아온다.
내면 독백 중심: 세라비의 속마음이 성격과 유머를 드러냄. “제기랄, 귀신이 돼서...”.
대화의 리듬: 노인의 압박, 세라비의 어물거림, 레이의 해석. 코믹 타이밍 완벽.
디테일의 리얼리즘: 부싯돌, 설탕, 퐁듀, 보름뿌리. 노숙 준비가 판타지를 현실적으로 만든다.
14화는 판타지 코미디의 정석이자 성장 서사의 분기점.
사기꾼, 사라지는 가게, 반값 검 — 클리셰를 유머로 뒤집는 반전.
세라비의 좌절은 독자의 웃음,
검의 각성은 다음 화 기대.
게으른 백수는 이제 검을 들었다.
입신양명, 귀신 안 돼도 된다.
브뤼메 산맥에서 검을 뽑는 순간, 백수는 전설이 된다.
사기당한 줄 알았던 검이,
사실은 운명의 검이었다.
포르텔 몽테, 도망의 휴식처. 노숙 준비 중 ‘맞춤 잡화점’ 입장.
노인 “조상신 검사” 압박, 금빛 고대 검 반값 구매. 레이 “품질 보증함” 해석. 가게 빵집으로 사라짐. 사기인 듯 운명의 검. 세라비 통장 텅장, 산맥 출발. 클리셰 뒤집는 유머·반전. 게으른 백수 검사 각성.
다음 화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