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적으로 해석하는 주식시장
불교의 핵심 가르침 중 하나인
**연기법(緣起法, pratītya-samutpāda)**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사라지면 저것도 사라진다.”
모든 존재와 현상은
독립적으로 홀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원인과 조건이 맞물려
잠시 성립된 상태일 뿐입니다.
자성(自性)이 없고,
항상 변하며,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관점입니다.
우리가 보는 주식시장도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자율체가 아닙니다.
수많은 요인과 조건이 서로 얽혀
끊임없이 변동하는 연기적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A 기업의 주가가 오른다고 해봅시다.
겉으로는 단순한 상승처럼 보여도,
그 이면에는 이런 요인들이 있습니다.
글로벌 금리 변화
환율 흐름
경쟁사의 실적
소비자 심리
CEO의 발언
정부 정책
국제 정치 뉴스
투자자의 기대와 불안
이 모든 조건들이
마치 실타래처럼 얽히며
가격이 형성됩니다.
단일 원인만을 붙잡아 해석하는 것은
위험한 접근입니다.
첫째, **무상(無常)**의 관점입니다.
불교에서는 모든 것이 변한다고 봅니다.
주식시장도 예외가 아닙니다.
영원히 오르는 주식도, 영원히 떨어지는 주식도 없습니다.
시장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변동 자체가 본성입니다.
둘째, **무아(無我)**의 관점입니다.
고정된 실체가 없듯이,
주가에도 절대적이고 변치 않는 ‘진짜 가치’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주가는 시장의 심리와 외부 조건이 얽혀
그 순간마다 달라지는 현상일 뿐입니다.
셋째, **연기(緣起)**의 관점입니다.
모든 존재가 서로 의존하듯,
주가와 시장의 흐름도 수많은 요인의 상호작용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단일 요인으로 시장을 설명하려는 시도는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연기법의 관점에서 시장을 보면
다음과 같은 실천적 지혜를 얻습니다.
집착과 통제욕 줄이기
완벽한 예측·통제는 환상임을 인정하고
조건을 이해하며 대응하는 유연성을 기릅니다.
리스크 관리로 전환
위험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변동 속에서 ‘관리하는 것’으로 접근합니다.
심리적 안정
불확실성은 비정상이 아니라
시장의 본성임을 받아들이면
감정의 흔들림이 줄어듭니다.
주식시장은 거대한 연기망 속에 있습니다.
수많은 조건이 순간순간 얽히며
가격과 흐름이 만들어집니다.
불확실성은 피해야 할 장애가 아니라,
조건의 변화를 읽고 대응할 기회입니다.
연기법의 통찰은
복잡계적 사고, 비선형 인과관계,
그리고 심리적 거리두기라는
현대 투자자의 필수 덕목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One more thing,
네오는 자신을 지우면서 스미스를 지웁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있기에 반대급부인 스미스가 존재하기에. 자신을 지우면 상대의 존재 이유가 사라집니다.
존재는 '관계'로 정의 된다는 '은유'가 아닐까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mFEGhCtbqY&ab_channel=Anorak%27sMovieCli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