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ounggi Seo Dec 08. 2024

임현정의 라흐마니노프 콘체르토 전곡 독주회 감상후기

한 사람의 인생 대서사곡





본래는 10월 말에 가졌던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협연하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예매하려고 했으나, 너무 비싸서 포기했었다. 그리고 며칠 뒤에 예술의 전당 골드회원에게 주어지는 혜택을 이용해서 임현정의 독주회 티켓을 운 좋게 예매할 수 있었다.



A석이 본래 170,000원인데, 65% 할인받아서 59,500원에 티켓을 예매하였고, 프로젝트 마감일 다음날 연주를 들었다.


임현정의 '라흐마니노프' 콘체르토는 이미 나의 서칭에서도 검색되었던지라, 유튜브로 전곡 감상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실물 영접까지 하였다.



임현정 피아니스트는 나보다 세 살 어리지만, 이미 여러 유명 채널(미국 EMI 음반사, 빌보드 클래식 차트, 아이튠즈, 심지어 뉴스공장)을 통해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다. 그녀는 프랑스의 국립 음악원(파리 최고 국립음악원) 4년 과정을 3년 만에 수석으로 졸업한 재원이다.



내가 아는 그녀의 배경지식은 여기까지이지만, 그녀의 피아노 실력은 EMI 음반사에서도 인정할 수준이기에 듣는다는 것 자체가 귀호강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실제로 들었을 때, 모든 곡마다 첫 건반을 두드리는 순간에 나의 영혼은 이미 러시아 시베리아로 날아간 듯하였다.



전곡의 순서는 아래와 같다.


Rachmaninoff Piano Concerto No. 1 in F♯ minor, Op. 1 for Piano Solo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1번 F♯단조, 작품 1

Rachmaninoff Piano Concerto No. 2 in C minor, Op. 18 for Piano Solo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 C단조, 작품 18

Rachmaninoff Piano Concerto No. 3 in D minor, Op. 30 for Piano Solo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 D단조, 작품 30

Rachmaninoff Piano Concerto No. 4 in G minor Op. 40 for Piano Solo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제4번 G단조, 작품 40

Rachmaninoff Rhapsody on a Theme of Paganini, Op.43 for Piano Solo
라흐마니노프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작품 43      

       

    

콘서트홀에 착석하기 전에, 매표소에서 받은 리플릿에 적힌 임현정 자신의 곡 해석에 대한 글을 보았다. 그녀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에서 이 사람에 대한 배경지식을 언급하였고, 전곡은 라흐마니노프가 젊은 시절부터 60대까지 그의 전 음악 생애에 걸쳐서 작곡한 곡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한 곡 한 곡 전부 다 그녀는 이미 자신의 어려웠던 유학 생활에서 이 피아노 협주곡으로 위안했었다는 게 절절히 느껴질 정도였다.


나 또한 러시아의 무대가 느껴지는 피아노 곡을 들을 때마다 러시아 배경의 영화, '러브 오브 시베리아(Love of siberia)'에서 봤던 거대한 스케일의 러시아가 상상되곤 하였다.


특히 오케스트라 협주곡으로 들을 때 느껴지는 현악기만의 깊은 울림이 느껴지는 부분까지 피아노로 칠 수 있게끔 임현정이 편곡했지만, 첫 건반을 두드리는 그때 이미 눈가가 촉촉해질 정도로 곡의 첫 소절마다 나의 귀는 압도되었다.




1900년대 초반 러시아나 독일의 전체주의 국가 시대 하면 떠오르는 게 또 하나 있다. '쉰들러 리스트'라는 영화다(다른 영화로는 '피아니스트'도 있다). 이 영화의 한 장면에서 독일의 나치군이 많은 유대인들 중 피아니스트만을 살해하지 않고 전시 간에 그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듣는 장면이 떠오른다.


그만큼 음악의 가치는 한 사람과의 생명을 대변할 수 있을 만큼 대단한 의미를 지녔다는 것을 당시에 느꼈었다. 특히 피아니스트 하면, 러시아의 피아니스트가 가장 대단하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옛 소비에트 공화국(소련)의 유명한 음악인들 중 한 명이 '라흐마니노프'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아는 많은 클래식 작곡가들은 보통 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 그리고 현대 음악사까지 거쳐 가지만, 리스트와 쇼팽 그리고 이 라흐마니노프는 낭만파의 대표 음악가이다.





공연이 끝나고 인사하는 임현정. 이번에는 바깥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비상 계엄령이 있었던 다음날), 앙코르 곡이 따로 없었다. 그래도 포토타임은 가진다고 리플릿에 나와 있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