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LTS Writing Task2 완벽 대비
시중에 판매하는 아이엘츠 문제집을 하나 집어서, 특정 문단을 ChatGPT에게 채점시켜 보자. 대다수 9점 만점에서 GRA(Grammatical Range & Accuracy) 항목의 점수가 5.5점에서 6점 미만이다. 실제로 시중에 전문 학원강사들이 쓴 문장들은 교육권의 네이티브에게 검증받지 않았거나, 영미권에서 전문 영작 아카데미를 이수한 교수 자격을 가진 분들이 아니기에 비문이 많다. 깜짝 놀랐다. 유튜브에 올라온 아이엘츠 단기 고득점 수강생들이 만든 영상에서 이 책을 추천하기도 하고, 심지어 아이엘츠 오버롤 7.5를 받은 학생이 본 수험서로 이 책의 제목이 보였기 때문이다.
챗GPT를 활용하는 시대에 이제 수험서를 볼 필요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필자는 영작의 교정문을 요청하는 질문에서 프롬프트를 채점기준표(IDP Band Descriptor)와 웹검색 기능까지 덧붙여서 맥락을 깔아줬다.
최근 한 문제집에서 발췌한 아이엘츠 본문(Body 1) 내용에 대한 질문과 이어서 그 대답을 아래에 복사했다.
Irrelevance with life-quality coherently demonstrates the matter pertaining to this theme. In a modern society in which the technology has been substantially progressed, curiosity on the universe becomes increased. Such a curiosity leads the government to spend massive amounts of money annually on space exploration. However, the outcome from the space exploration, sadly though, fails to improve the life quality of destitute people, and the human lives are extremely devastated by the excessive taxes imposed for the space exploration. Thus, this irrelevance with the life-quality obviously ascertains an epitome of why spending money on space exploration is a complete waste.
긍정적 요소
주장의 틀: “우주는 탐험하되, 그 비용을 사회복지 등에 쓰는 게 낫다”는 입장을 제시.
본론에서 “space exploration 비용 vs 빈곤층 삶의 질”이라는 논점을 잡고, 이유와 결과를 제시하려 함.
문제점 / 감점 요인
근거가 매우 일반적이고 구체성이 부족. “destitute people”나 “excessive taxes” 같은 주장만 있고, 구체적 숫자, 예시, 통계, 사례가 없음.
사회 문제의 심각성, 예산 규모, 대중 여론, 다른 우선순위와의 비교 등 깊이 있는 논의가 빠져 있음.
따라서 “main ideas are relevant but not sufficiently developed or illustrated”라는 밴드 6 특성에 해당.
결론
TR 점수는 6.0 — 기본 입장은 제시됐지만, 설득력 있는 발전(구체적 근거, 사례, 설명)이 부족함.
긍정적 요소
논지 흐름이 “문제 제기 → 원인(기술 발전 + 호기심) → 정부 지출 → 결과(삶의 질 미증가 + 과세 부담) → 결론” 순으로 시도된 점.
접속사 (such, however, thus) 사용으로 일부 연결 시도됨.
문제점 / 감점 요인
첫 문장: “Irrelevance with life-quality coherently demonstrates the matter pertaining to this theme.” 이 문장은 문맥상 매우 불명확 — 무슨 의미인지 해석하기 어려움. 이로 인해 글 전체의 논리적 출발점이 약함.
아이디어 전개가 매끄럽지 않고, 문장 간 “hook”(지시어, 연결어)의 사용이 약함. 예: “Such a curiosity leads… However, the outcome … sadly though, fails … and … lives are devastated…” — 너무 정보가 한 문장에 몰려 있고, 독자가 쉽게 따라가기 어려움.
일부 문장은 너무 길고 복잡해서 읽기 어려움 → 읽는 이의 이해 부담 증가.
결론
CC 점수는 5.5 ~ 6.0 — 아이디어 흐름은 존재하지만, 문장·문단 연결성, 가독성, 논리 전개의 명확성이 떨어짐.
긍정적 요소
적절한 어휘 사용 시도: “substantially progressed”, “space exploration”, “destitute people”, “excessive taxes” 등.
가치 판단을 나타내는 단어(useful collocations) 사용.
문제점 / 감점 요인
일부 표현이 부자연스럽거나 어색함: “Irrelevance with life-quality”, “curiosity on the universe becomes increased”, “human lives are extremely devastated by the excessive taxes” — collocation / 어법 오류.
단어 반복과 단순 구조가 많음. 어휘 폭이 넓지 않고, 표현 선택이 제한적.
밴드 6 아래에서 요구하는 “some inappropriate collocation or word choice, minor spelling/formation errors”가 여러 군데 존재.
결론
LR 점수는 ≈ 6.0 — 어휘 사용이 시도는 되었지만, 자연스러운 collocation, 정확한 표현, 다양성 측면에서 부족함.
긍정적 요소
복합문 사용을 시도했고, 다양한 구조(관계절, 분사구문, 접속사 등)의 활용을 노렸음.
문제점 / 감점 요인
문법 오류와 비문이 다수: “in which the technology has been substantially progressed” → 어색한 수동구조 / 부적절한 “in which” 사용
주어–동사·수 일치, 전치사/관사 누락, 어순 문제 등 지나치게 길고 복잡한 문장 → 가독성 저하 / 의미 모호
이러한 오류는 밴드 5~6 수준의 “frequent errors, particularly in complex structures” 유형과 일치.
결론
GRA 점수는 5.5 ~ 6.0 — 문법과 구조의 의도는 보이지만 정확성 결여가 커 전반적 안정성 낮음.
첫 문장:
“Irrelevance with life-quality coherently demonstrates the matter pertaining to this theme.”
→ 이 문장은 모호하고 어색함. “irrelevance with life-quality”라는 표현 자체가 자연스럽지 않고, 무슨 “matter”를 말하는지 불분명. 결과적으로 reader가 무엇을 주장하려는지 바로 파악하기 어려움.
→ 템플릿으로는 부적합 — 주장(Claim) + 주제 제시 + 독자 관심 끌기 기능이 약함.
마지막 문장:
“Thus, this irrelevance with the life-quality obviously ascertains an epitome of why spending money on space exploration is a complete waste.”
→ 역시 어색한 collocation (“irrelevance with the life-quality”, “ascertains an epitome of why …”) 및 불필요하게 복잡한 구조. 주장 요약·강조 기능은 있으나, 문장이 부자연스럽고 설득력이 떨어짐.
→ 템플릿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음 — clear, natural 한 language + 간결한 구조가 필요.
이 Body 1은 논리적 틀과 아이디어 방향성은 적절 — 논쟁의 쟁점(choice), 반대 측면 인정, 결론을 향한 흐름.
그러나 문법, 어휘, 논리 연결, 표현의 정확성이 약해 TR은 부분 충족하지만 CC / LR / GRA에서 전반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음.
특히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은 템플릿으로 재사용하기엔 부적합 — 독자가 즉시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고, 문법/표현 측면에서 부자연스러움.
그래서 문제집이나 인강에서 올라오는 템플릿을 그대로 사용하면 안 된다. 안될 뿐만 아니라, 구문에 대한 분석(장황하고 한국인이 쉽게 놓치는 문법 다수 존재하므로)도 하면 안 된다. 본인의 템플릿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다시 처음부터 필자가 쓴 '영어작문보다 원어민 사고로 글쓰기' 1편부터 정주행 해서 본인만의 템플릿을 구성하자. 특히 이전 섹션의 글을 잘 보고, 본인의 수준에 맞는 한 편의 샘플 답안을 완전히 체화하자(단, 그전에 ChatGPT에게 필자처럼 검증시키거나 아니면 네이티브가 만든 아이엘츠 전문 사이트에서 발췌한 글만을 추려내자).
어쨌든 기존에 ChatGPT가 생성해 준 샘플 답안을 그대로 암기하고 인출하기를 3번에 걸쳐서 재채점 받기를 반복한 끝에, 결국 본인이 스스로 만든 표현을 쓰면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국인은 영어를 문법이라는 별도의 과목으로 떼어내서 영어를 배우지만, 이게 아주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정작 영미권에서 출판한 영어 문법 바이블인 'Grammar in Use'나 'American English Standard'(절판) 등을 보면, 문법을 '적용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한국처럼 예전부터 아마도 일본의 책에서 번역되어 건너왔을 거라 느껴지는 성문기초/종합영어나, 맨투맨 영어처럼 문법 개념 자체에 대한 설명에 할애하고 별도의 용례 암기에만 초점을 두지 않는다.
Apply(적용하다) / Application(적용)
위의 두 단어의 차이는 동사/명사의 차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영어에 대한 학습론과 네이티브들이 실제로 자라면서 배우는 모국어인 영어에 대한 학습론의 차이가 저 두 단어의 품사와 같다.
'생각의 지도'를 쓴 리처드 니스벳 교수가 동양권에서 자란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명사보다 동사를 먼저 습득하고 이에 반해, 서양권은 명사를 먼저 습득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문화의 효과(서양인은 범주화하기를 좋아하고, 동양인은 엄마가 아이를 가르칠 때 예의(관계)를 중요시하는)와는 독립적인 언어 구조상의 영향은 '사고과정의 차이'를 낳는다고 한다. 일례로, 서양에서는 차를 한 잔 더 권할 때,
More tea?
왜냐하면, 마시고 있는 게 당연하므로(동사는 등한시), '무엇을'(명사)를 강조한다. 이에 반해, 동양에서는 차를 당연히(명사는 등한시) 마시고 있으므로, 아래와 같이 말한다(실제로도).
More drink?
(더 마실래?)
한국인이 영어를 싱가포르나 홍콩 혹은 인도계 아시아인들보다 구사력이 떨어지는 까닭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라는 가설이 떠올랐다. 한국이 영어학습에서 중요시하는 문법이라는 분야는 사실 네이티브 세계에서는 그 말을 하면서(적용), 터득하고 습관화하면서 익혀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일본이나 중국 그리고 한국 등 동아시아권 문화는 동사를 먼저 습득하는 문화권임에도 불구하고, 뭔가를 습득하는데 규칙성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그룹핑하고 암기하는 식(정작 서구권의 관습)으로 영어학습의 방향을 가진다. 그럴 거 같으면 유튜브 통변역사들이 추천하는 가장 간단한 문법책 '영어 삼원소'라는 책이 영어입문자에게 좋겠다.
동사 습득이 체질이고 언어에서 역시 적용해 보는 연습을 습관화해야 한다면, 네이티브가 쓴 표현을 그대로 가져와서 일상대화에서 썼을 때, 어떤 피드백(문법은 맞는데 어색한지, 아니면 아예 그런 표현은 없는 건지)을 받는(지금은 ChatGPT가 그 역할을 해주므로, 돈 안 들이고도 영어 잘할 수 있는 시대다)지 확인이 가능한 환경만 갖추면 된다.
영어는 한국인에게는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내뱉거나 긁적인 문장에 대한 어감을 번역된 모국어를 힌트 삼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어감조차도 사실은 의역(Paraphrasing)이 필요(영미권 국가와의 문화적 차이) 하기 때문에 확신할 수 없다. 그래서 어학연수 가야 하나, 이민 가서 살아야 영어가 잘되는가? 아니다.
가도 한국인에게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이상, 어감의 이해를 위해서는 문법도 필요하고 영작도 필요한데 이 둘을 한 데 잡아야 한다. 문장에 대한 어감을 한데 잡는데 이 영작 훈련이 가장 필요하다. 그리고 이 영작을 하면서 잘 틀리는 부분은 정작 문법책에서 소개되는 굵직굵직한 챕터 제목의 개념들이 아니다. 오히려 네이티브가 아니어서 문법은 맞는데(?), 전체적인 모양새나 의미가 어색(Awkward or Broken English)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중에 출판된 혹은 학원가의 한국인 강사들이 내뱉는 표현들이 검증이 안되었다면 대부분 그럴 확률이 크다. 필자가 초반에 소개한 아이엘츠 에세이 본론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