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6일의 마음
파도 소리가 들린다.
찰싹하고 때리는
매몰찬 소리.
너는 덩굴처럼
드러누워 있다.
뿌리를 오래
내린 덩굴처럼
바닥에 길게
뻗어있다.
나는 먹구름이 드리운
바다 한가운데로
배를 몰고 나가는 선장의 심정.
좌초될 것을 알고 있어도
어쩔 수 없는
그런 마음.
네가
내 발목을
휘감고
올라온다.
나는 아무 데도
가지 못하고
너만을 받아내고 있다.
너는
꼼짝도 하지 않고
나를
꼼짝도 하지 못하게
하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나는 덩굴의
뒷모습을
본다.
그 길게 뻗은
너의 자리에
나는 다가갈 수가
없다.
이미 우리 사이에
소진되고
낭비된
힘과
시간이
너무 많다.
우리는
시간의
파산자다.
너는
영원히
살 것처럼
시간을
헤프게 써 댄다.
우울을
공처럼
벽에 튕겼다가
잡고
바닥에 굴리며
논다.
나는 그 속셈에
놀아나고 싶지
않다.
구두쇠처럼
시간이 너무
아깝다.
덩굴인 너는
움직일 생각도 않고
오로지 너만으로
뒤덮인 나는
갈 곳도
갈 수도
없다.
네 뒷모습에
억지로 고정되어 있다.
폭풍이 부는 해변에
배를 포기하는
선장의 시선.
너를 보는 내 마음도
어느새 바닷물 저 깊은 곳에
떠밀려 가라앉고 만다.
나는 너를 포기하고
침대로 가 잠을 잔다.
선장도 결국에는
집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그런 마음.
지금 당장 고쳐지지 않는 것.
해결되지 않는 일을
해결되게 만들려는 짓은
그만두기로 한다.
덩굴을 자르고
나는 찬 바다처럼
침대로 가 잠을 잔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들.
햇볕이 들고
다음 날이 되면
덩굴도 너도
사라진 채 없다.
그곳에는
다른 마음의
네가 있다.
폭풍의 바다를
버텨낸 이곳저곳
부서진 배가 있다.
선장은 배를 찾으러
해변으로 다시
돌아갔을 것이다.
결국 포기할 수 없는
그런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