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9월 19일의 마음
청소를 한다.
물건을 버린다.
쌓아놓은
잡동사니를
네가 스스로
정리하고 있다.
너는 늘 물건을
버리지 못했다.
간직하는 걸 좋아했다.
불안도, 열등감도
사랑을 갈구하고
집착하고 소유하는 마음도
냉장고는
포화상태.
그것은 오래도록 방치된
도서관 같았다.
두서없이
빼곡한.
그것은 어떤 마음일까.
물건으로 채워지는
갈증이라는 것은
전화번호도 마찬가지다.
동생, 친구, 오빠
스쳐 지나간 연인들까지도
너는 꼭
몇 천 개 되는 조각의
퍼즐 판 같다.
그 어딘가에
나라는 퍼즐 조각도
있겠지.
그 하나하나에
너를 담아놓은
잡동사니를
끌어안고
너는 행복보다는
적어도 불행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살았다.
그런, 네가 청소를 한다.
우리는 전날 밤
앞 날에 대한
회의를 했다.
나의 염려와 걱정
너의 불안과 기댐
그날 너는 느낀 것이
많은 아이처럼
밤새
긴 일기를 썼다.
그리고 다음 날
청소를 했다.
물건을 정리하고
분류하고 버렸다.
역설적이지만
버린다는
행위로
너는 다시
채워지는 것처럼
보였다.
흑백영화가
유성영화처럼
변하듯이
빗물 속에서
춤추는 '진 켈리'처럼
퍼즐 판에 퍼즐이
조금씩 윤곽이 드러나는 느낌
온갖 플라스틱과
비닐과 포장지로 뒤덮여 있던
식탁이 깨끗해졌다.
나는 그것이 네 마음속
일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어느 거리나 모퉁이 정도
아직 전부라고 하기에는
이르지만 적어도
한 구석 정도는
깨끗이 치워냈다.
내가 도와줄 수 없는 청소를
네가 너의 온 세상을 다해
치워내고 있다.
끝내 맞춰진 퍼즐 판의 그림이
우리였으면 하고
나도 괜히 모른 척
네가 청소하는 모습을
힐끔힐끔
그렇게 우리에게도
우리만의 색깔이
칠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