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얼음의 대화

2025년 9월 25일의 마음

by 슴도치

우리는 불공평하다.
나는 언제나 을이다.

더 사랑하는 쪽이
약자가 맞다.

나는
사막에서
물을 찾듯
사랑을 갈구한다.

하지만
너에게 사랑은
공기 같다.

없으면 안 되지만
그렇다고
유난을 떨 필요는 없는

그리 대수롭지 않은

나는 너와만
있고 싶고
너는 나와만
있고 싶어 하지 않는다.

너는 꼭 다른 누군가가
필요하다.
응원단의 숫자가
많으면 좋은 것처럼

너는 여기저기
날아다니는
나비 같다.

거기 어떤 의도나
의지가 있는 건
아니다.

나비에게는
의지도 의도도 없다.
그저 자연스러운 본능이다.

나는 그걸 탓하지 않는다.

이제는 이해하기로 했다.
하지만 받아들이기로 한 건
아니다.

의지와 의도가 없다면
반대의 의지와 의도를
가지면 된다.

나에게는 너를
기다릴 의지도, 의도가 있다.

우리의 만남이
해피엔딩이라는 법은
없다.

어제도 우리는
싸웠다. 하지만 그 싸움은
이제 전면전이 아니라

국지전이 되었다.

우리는 피해가 적다는데
안도한다.

기적이다.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사랑받는다는 건
기적에 가깝다.

매일 너는
내게 기적처럼
다가온다.

하지만
네가 내 사랑을 당연 시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적을
일상으로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사랑이
헌신과 희생으로만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는 너대로
나를 뜨겁게
사랑하지만

우리의 온도는
늘 내 쪽이
더 뜨겁게
설정되어 있다.

내가 뜨거워지면
너는 차갑게 운다.

우리의 시작은
애초부터
글러 먹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글러 먹게 끝날 거라고
믿지 않는다.

내가 뜨겁고
네가 차갑다면
그리고 그게 지속된다면
온도는 열평형 될 것이다.

너와 나의
불공평도
평형이 될 것이다.

우리의 사랑도
우리의 노력도

나는 언젠가
그것들이
평형될 거라고
믿는다.

아 추워.
하고
네가 내게
안기면

조금 더
평형된 세계가

내게
기울어진다.

언젠가는
나 하나로
너의 세상이
온전 해지길
바란다.

우리의 온도가
우리의 사랑이
평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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