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습일지 #프롤로그

6개월 수습기자 생활의 기록

by 시크팍

만 6개월의 수습기자 생활을 끝내고 퇴사를 했다. 대학원부터 4년의 직장 생활까지 한 번도 버리지 못한 꿈을 반년만에 내려놓았다. 이제야 힘든 수습 생활이 끝났는데 조금 더 해보자는 주변의 만류에도 나는 쉼을 택했다. 쉬며 지난 6개월을 돌이켜보니 지금껏 이렇게나 치열하게 살았던 적이 있나 싶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던 지난 6개월의 기록을 글로 남기려고 한다.


첫 직장부터 나는 매일을 짧게라도 기록했다. 2019년 처음 직장에 들어갔을 때 같은 부서 대리님(이제는 차장님)께서 조언을 해주셨다.


"매일 네가 한 업무를 기록으로 남겨봐. 지나고 보면 큰 자산이 되어 있을 거야."

이 한 마디로 나는 매일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어떤 이유로 대리님이 저런 말씀을 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실천으로 옮겼다. 점차 습관이 되었고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 기록은 엄청난 힘이 되었다. 업무적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 기록을 찾아보며 위기를 모면하기도 했고, 지금처럼 글을 써 내려갈 때 좋은 글감이 되었다.


감격스러운 방송기자 입사 첫날부터 나는 습관대로 기록을 남겼다. 사실 흔히 말하는 '사스 마와리' 생활을 할 때는 특별히 기록이 필요하지 않았다. 2시간마다 내가 누굴 만나 무엇을 했는지 전부 기록해 선배에게 보고해야 했기 때문이다. 물론 차마 보고하지 못했던 일화도, 머릿속에만 남아있는 사연들도 있다. 이런 모든 일화를 글로 풀어 많은 이들에게 '수습기자'에 대해 알리려고 한다.


요즘은 기자가 그다지 선망을 받는 직업 같지 않다. 실제 2017년 대학원 입학 이후 처음 기자를 준비했을 때보다 2022년 처음 언론사에 입사했을 당시를 비교해보면 지원자 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2018년 MBC가 5년 만에 공채를 진행했을 때 취재기자 지원자는 2천 명이 넘었었다. 지원만 하면 필기시험 응시 기회를 주는 전형이었기 때문에 허수 지원자도 있었을 것이다.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기는 어렵겠지만 2022년에는 흔히 말하는 메이저 언론사 지원 시 지원자수는 체감될 정도로 줄었었다.


기자를 기피하는 이유는 사회적 이미지와 트렌드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이미 기레기라는 이미지가 씌워진지는 오래지만 유튜브 같은 뉴미디어가 성장하며 기자의 사회적 이미지는 더욱 추락해왔다. 사실 가짜 뉴스가 난무하는 뉴미디어 속에서 팩트체크가 체화되어 있는 기성 언론의 이미지가 추락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사회적 트렌드도 그동안 많이 바뀌어 왔다. 지금은 개인의 명예, 사회적 지위를 중요시하는 문화가 많이 사라졌다. 뉴스에서 워라밸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정작 기자는 워라밸을 챙기기 어려운 직업이다.


기자라는 직업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여전히 기자는 매력적인 직업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이기 때문이 아니라 기자이기 때문에 누구든 만날 수 있었다. 내 이름, 내 얼굴을 걸고 뉴스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무엇보다 큰 매력이다.


앞으로 써 내려갈 「나의 수습일지」를 보며 누군가는 저런 일을 왜 하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이 글로 사람들이 현대사회에서 여전히 기자가 얼마나 치열하기 살아가는지 알 수 있기를 바란다. 언시생들에게는 기자라는 직업, 수습기자의 생활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여전히 1분 30초짜리 리포트 하나를 만들기 위해 현장을 뛰는 나의 동기, 선배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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