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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브랜드유 May 12. 2024

'나 이제 뭐 하지'의 반복

매일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면서 시작되는 내적 노래가 있다. “오늘 뭐 하지?”라는 가사에 맞춰 불확실한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나는 하루를 시작한다. 이 질문은 나의 치명적인 습관이자, 나를 웃음의 나락으로 밀어 넣는 첫 번째 단추다. 커피를 마시며, 샤워를 하며, 심지어 운전을 하면서도, 이 노래를 계속된다. 어쩌면 나는 이 노래의 작사가이자 최악의 팬일지도 모른다.


“계획”이라는 단어는 내 사전에 “P”(플랜) 섹션에 잘못 실린 용어처럼 느껴진다. 내 삶에서 계획이라고는 커피를 무슨 맛을 마실지 결정하는 것이 전부다.(물론 일을 할 때 완벽히 계획적이니 걱정하지 말기를.) 사실, 계획을 세우려고 시도할 때마다, 그 계획은 불쑥 뛰어나온 ‘하지만’들에 의해 방해받는다.


“운동을 시작해야지”라고 마음먹으면, “하지만 오늘은 비가 올 거야”, “하지만 내일이 더 적당해” 같은 핑계들이 오픈런하듯이 줄은 선다. 이 핑계들은 어째서 그렇게 시의적절하게 나타나는 걸까? 아마도 그들은 내가 게으름 피우는 걸 보고 흐뭇해 하나보다.


회의 시간, 점심시간, 심지어는 잠들기 직전까지도 내 머릿속은 “나 이제 뭐 하지? “의 질문으로 가득하다. 이 질문은 종종 환상적인 잡생각으로 이어진다. ”만약 나에게 초능력이 생긴다면 어떨까?" 같은 생각들이다. 이런 상상은 현실의 답답함에서 잠시 나를 벗어나게 해 주지만, 결국 나를 블랙홀 같은 잡생각의 늪으로 빠지게 만들어 버린다. 어쩌면 나는 현실 대신 판타지 소설을 쓰는 게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나 이제 뭐 하지?"라는 내 삶의 상징적인 물음표가 되었고, 이 질문 없는 하루는 상상할 수도 없다. 이 반복되는 질문은 나를 괴롭히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의 창의력을 자극하고, 매일을 새롭게 만들어준다. 결국 이 재미있는 질문들 덕분에 나는 매일을 흥미진진하게 보낼 수 있으면, 이것이 나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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