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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희 Dec 27. 2021

체더치즈 숙성실

Quicke's  Cheddar cheese maturing

 퀵스의 치즈 숙성실은 모두 네 개다.

가장 큰 숙성실에는 약 1만 개의 치즈가 저장되어 있고 나머지 세 곳의 작은 숙성실에는 2,000여 개의 치즈가 저장되어 있다. 이들 숙성실 모두 온도는 9℃, 습도는 70~80%여서 어느 곳에 들어가든 싸늘한 냉기가 느껴졌다. 저온에서 천천히 숙성되기에 크롭웰비숍의 스틸턴 치즈 숙성실과 같은 따가운 암모니아 냄새는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다만 숙성된 치즈 사이를 지날 때 축축한 곰팡이 냄새가 나는 정도였다.


 이제 막 숙성실에 입고된 체더치즈는 투명한 파라핀에 둘러싸인 것처럼 말간 하얀색이었다가 시간이 갈수록 모슬린에 얼룩덜룩 곰팡이를 피우기 시작한다. 숙성이 완성된 체더는 짙은 갈색을 띠는데, 판매 전 모슬린을 벗겨서 내보내기도 한다. 라드가 마르면서 바짝 붙어버린 모슬린을 떼어내는 일 또한 만만찮은데 뜯어내는 동안 곰팡이 먼지가 작업장 가득 날린다. 하지만 오랜 숙성기간 동안 묵직해진 퀴퀴한 모슬린을 벗어던지면 체더는 갈댓잎에서나 볼 수 있는 황금빛을 보여준다. 거친 듯 강한 외모에 부드러움을 숨기고 있는 치즈, 체더의 본모습은 그랬다.     

막 숙성실에 입고된 체더치즈는 투명한 파라핀에 둘러싸인 것처럼 말간 하얀색 이었다.
만든 지 한 달 된 체더, 작은 곰팡이 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만든지 두 달 된 체더, 옅은 곰팡이들이 치즈 전체에 생겼다.
만든지 삼개월 된 체더, 곰팡이의 크기가 커지고 두껍게 치즈를 덮었다. 아래 사진과 같지만 햇빛의 방향에 따라 곰팡이의 색이 다르게 보인다.
만든지 심개월 된 체더, 곰팡이의 크기가 커지고 두껍게 치즈를 덮었다. 위의 사진과 같지만 햇빛의 방향에 따라 곰팡이의 색이 다르게 보인다.
만든지 오개월 된 체더, 곰팡이의 변화는 삼개월 체다와 비슷해 보이지만 치즈 외형이 황금빛으로 변했다.
만든지 오개월 된 체더, 곰팡이의 변화는 삼개월 체다와 비슷해 보이지만 치즈 외형이 황금빛으로 변했다.
치즈를 주기적으로 뒤집는 작업,  이 작업은 공기가 통하지 않은 바닥 부분에 몰린 수분을 건조 시켜주며 치즈 진드기들로 부터 치즈를 보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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