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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내 짜증을 받아줘서 고마워요

말이나 못 하면 이 새끼...

by 효돌이작까야

초등학교 2학년 +11개월

하.... 말 안 듣는다..(엄마기준)


초등학교 2학년 + 9개월

하... 내 의견이 먹혔다. (아이 기준)


“ 티 하나 더 입어라, 밖에 추우니까 잠바 입어라,

너 분명 나가서 바들바들 떤다 이제. “


“오케이 구글? 오늘의 날씨”


“오늘의 날씨는 ㅁㄹㄴㅊㅈㅊㅊㅏㄴ ㅣㅣㅓ뉴

화창할 예정입니다. “


“엄마! 화창하다잖아!!”


“루똥아...? 2도... 2 도래잖아 최저기온 2도... 어?

최고 기온 10도 어??!!!!”


“교실은 더워요,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


in a few hours....


"엄마... 데리러 와주세요.... “

‘하... 이 새끼 진짜.....’


지 기분 풀릴때까지 낙엽놀이하는 만 8세 1춘기씨

매일매일이 전쟁통이다.

말로 먹히던 녀석이 이제는 말로 이겨먹는다.

와.. 예상했어야 하나..


기분 나쁘지만 또 마냥 기분 나쁘지 않다.

본인의 의견을 또박또박 전달하는 아이가 대견하고 고마울 뿐.


수틀리면 울어버려서 마음을 힘들게 하던 아이가

말로 표현하고 머리 터지게 만들어주니까

골치는 아프지만 마음은 든든하다.


밥은 벌어먹겠구나, 어디 가서 억울한 일을 당하지는 않겠구나 싶어서 말이다.


아이는 수학학원에 다니지 않는다

그 돈으로 다니고 싶어 하던 피아노 학원을 보내고 있다.

대신 엄마랑 수학을 배운다.


체력이 달리는지 공부하기 전 이걸 왜 해야 하냐며

우는 소리를 하고, 하기 싫음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어르고 달랜 후 수업을 마쳤다.

기분 좋게 수업이 끝났는지

“엄마, 내 짜증을 받아줘서 고마워요” 라며

수고를 알아주고 위로해 준다.


참나, 이런 놈이 다 있나 정말.

말이나 하지말지.

미웠다가도 말을 예쁘게 하는 아이라 이 한마디에

또 스르르 녹는다.


그래. 너도 피곤한데 고생했어,

끝까지 해낸 거 잘한 거야. 굿! 담백하게 쿨하게 인사하고

각자 할 일을 한다.


보지는 않았지만 아이의 미소가 뒤통수에서 느껴졌다.

스스로 뿌듯해하는 것이 느껴졌고

엄마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이 전달되었다.


아이들도 분명 안다.

부모가 자신을 견뎌주고 있음을, 참고 인내하고 있음을.


뼈를 깎는 이 노력이 아이에게 자양분이 되어

건강하게만 자라주길

마음도 몸도.

어미는 그거면 되느니라.


가마니써보자... 연산 문제집 주문해야지?

크크크크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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