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없이 오롯이 나 혼자.
챙겨야 할 사람이 없으니 자유로웠지만,
‘그래도 되나?’ 싶은 마음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오늘 간 곳은 어린이회관 야외수영장.
주차비 최대 6,000원, 입장료 만 원대.
껍질을 깐 과일을 “통에 담아 오면” 음식도 반입 가능하고,
물, 텀블러에 담긴 커피도 괜찮다.
가성비 참 좋은 곳이다.
누구랑 함께 하느냐! 사오정 친구들!
두 가정은 온 가족 총출동,
한 가정은 딸 둘만,
그리고 나는… 나만!
으하하하.
나만 챙기면 되는 게, 도대체 얼마만이던가.
크, 이 낯설음.
밥을 먹어도 되고, 안 먹어도 되고,
물에 들어가도 되고, 안 들어가도 되고,
친구들 싸움에 개입할 필요도 없고,
잘 노는지, 안 노는지 신경 쓸 일도 없다.
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게 이렇게 많았던가.
‘내 의사만 결정하면 되는 일’이
이렇게 가벼운 줄 미처 몰랐다.
엄마로서의 무게가 싸악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별 거 아닌데, 너무 좋았다.
이게 뭐라고.
휴가를 다녀온 이후 내 머릿속은 오직 하나였다.
‘제발, 이박삼일만 나 혼자 있고 싶다.’
자는 시간도, 일어나는 시간도
오롯이 내 마음대로.
내 몸과 생각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주어졌으면 좋겠다.
20살부터 30살까지.
나라는 사람으로 살기 시작했다고 생각했는데,
결혼하고 나선 9년을 애들 중심으로 살다 보니,
퍽 갑갑했었다.
그래서인지 그 4시간의 자유함이
솜사탕처럼 달콤했지만 금방 아쉬워졌다.
입에 넣자마자 사라지는 솜사탕처럼,
아이들을 다시 만나고,
편안하고 안락한 엄마로 하루를 마무리하려 했지만
어느새 자동 시스템처럼
무표정, 무뚝뚝 모드가 장착된 나를 마주했다.
‘아이들에게 짜증 내지 말아 보자.
삼일만이라도. 나 할 수 있다.’
굳게 다짐했건만
20분도 안 되어 그 다짐은 허무하게 날아갔다.
하…
채웠으면 베풀고 싶은데,
그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아니면 아직 더 채워야 하는 걸까?
변할 듯, 변하지 않는 나 자신이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안다.
지금은 미약하지만,
충분히 채워지고 나면
그 사랑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올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