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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값

by 효돌이작까야

국민은행에 입금되었다는 알림과 함께 이내 문자가 한 통 온다.

“송편 값 보냈다.” 아버님이다.


7월에 아버님이 많이 편찮으셨다.

심장에 기계를 달고 계시는데,

기능이 좋지 안 하던 심장은 맘대로 빨리 뛰거나 멈춰버린다.

이대로 아버님을 잃는 건 아닌가 조마조마했던 하반기였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아버님의 심장은 천천히 돌아왔고, 우리 곁을 지켜주고 계신다.


회사도 정리하시고,

이제 후년을 즐기기만 하시면 되는데,

건강이 도와주지 않아서 무기력해 지신 것 같았다.


같은 서울에 살아도 명절이면 “자고 가라” 하시는 분이신데

이번 추석은 각자 알아서 보내자고 하시다니..

몸은 편할 거였지만 마음은 100% 편하지만 않았다.


당신도 편히 쉬시면 될 것을.. 떡 값을 챙겨 보내주셨어.. 에구 참..


부모가 되어도 부모님의 마음은 헤아릴 수가 없는 것 같다.

그 깊이와 넓이를 말이다.

때로는 속내를 너무 드러내셔서 힘들기도 하고, 반대로 너무 숨기셔서 힘들기도 하고..

알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수용하려고 하면 될 텐데 그게 참 쉽지가 않다.

우리 부모님들은 우리를 어떤 마음으로 보고 계실까.

계실 때 잘해야 되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행동이 쉽지 않은 나란 인간.

할 수 없는 걸 하려고 하기보다,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기로 다짐해 본다.


아버님이 종종 부탁하시는 것들을 재빠르게 주문하는 것,

아이들 영상 찍어서 보내드리는 것,

당신을 위해 새벽을 깨우며 기도 하고 있음을 알려 드리는 것,


하루하루 늙어가는 나의 부모님께도 고맙노라고 마음을 전해봐야겠다.

부모님,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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