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오늘은 어떤 날이었나요?
하루라는 하늘은 늘 같아 보이지만,
그 속을 채우는 기분의 날씨는 언제나 다르다.
어떤 날은 투명하게 맑고,
어떤 날은 금세 흐려져 버리기도 한다.
되는 게 하나도 없는 날이 있다.
분명 늘 반복하던 평범한 일상인데도,
자꾸만 작은 일들이 어긋나면서
짜증이 머리끝까지 치솟는 그런 날.
급한데도 신호마다 빨간불이 켜져
꼭 멈춰 서야만 하는 날이 있고,
서둘러 집을 나왔는데 우산도 없이
갑작스러운 소나기를 온몸으로 맞아야 하는 날도 있다.
신경 써서 골라 입은 옷에는
꼭 얼룩이 묻어버려 마음이 상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괜히 세상 모두가 나를 방해하는 것만 같아
하루가 길고 버겁게만 느껴진다.
어쩌면 그런 날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날일 것이다.
나만 겪는 불운이 아니라,
살아가며 누구나 마주하는 흔한 하루의 단면일지도 모른다.
반대로, 하나부터 열까지 다 기분 좋은 날도 있다.
애써 힘들이지 않았는데도
머릿속으로만 그리던 일들이 술술 풀리고,
걱정하던 문제가 거짓말처럼 쉽게 해결되는 날.
창밖 하늘마저 유난히 청량하고,
마치 내 기분을 알아주는 듯
맑고 파란빛으로 빛나는 날.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도 유난히 부드럽고,
작은 친절에도 마음이 크게 움직여
세상이 다정하게 나를 감싸주는 것 같은 날이 있다.
물론, 그런 날도 누구에게나 있다.
살다 보면 불운과 행운이,
짜증과 다정이,
늘 번갈아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오늘은 내게 어떤 날이었을까.
되는 게 없는 하루였을까,
아니면 작은 행운이 쌓인 하루였을까.
그리고 내일은 또 내게 어떤 날이 될까.
아무도 알 수 없지만,
그 알 수 없음 속에서 우리는 하루를 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