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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끝내 삼켜버린 말들이 내 안에서 떠돌고 떠돈다.

by 온오프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는 걸 알면서도,
입술 끝에서 맴돌던 말들을

삼켜버린 순간들이 있었다.


차마 내뱉지 못하고

애써 괜찮다고 웃어넘기던 수많은 시간들.


그저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대답으로 얼버무리며
내 마음을 감추는 게 더 익숙해져 버렸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건 괜찮음이 아니었다.
그저 괜찮은 척이었을 뿐이었다.


상대방을 위한다는 핑계로,

분위기를 해치고 싶지 않다고,
스스로에게 수없이 변명했지만
그 배려라는 이름은 결국

날카로운 칼이 되어 나를 찔렀다.


말을 꺼낼 기운조차 잃어버린 지금,
괜찮다는 거짓말은 목구멍에 걸린 채 흩어져 버린다.

내 마음은 끝내 닿지 못한 채 어둠 속을 떠돈다.


가끔은 나조차도 내 마음을 모를 때가 있다.


그저 하루를 버텼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도,
내 안 깊은 곳에서 작은 울음소리가 메아리친다.


말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이지만
사실은 누군가에게 들켜버리길, 알아주길,
그렇게 바라왔는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 괜찮다고 말할 힘도 없는데.


그래서 오늘만큼은 굳이 괜찮다고 말하지 않기로 한다.
괜찮지 않은 나도 나라는 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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