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로 인해 오늘도 내 세상은 온통 꽃밭이었단다.
사랑하는 나의 아이야
네가 걷는 자리마다
가만히 꽃이 피어나고,
그 꽃 향기가 너의 마음까지
밭이 되기를 바란다.
때로는 돌부리 많은 길이라도
작은 들꽃 하나가 눈을 맞추어
너를 위로하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나의 아이야
세상은 끝없는 배움으로 가득하지만
그 무엇보다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사랑하는 법,
그리고 사랑받는 법이라는 걸
네가 꼭 깨닫기를 바란다.
사랑은 너를 단단하게도,
부드럽게도 만들 테니까.
사랑하는 나의 아이야
차가운 겨울 바람에도
내 품에서 조금은 따스하고,
타는 여름 볕 아래에도
내 그늘에서 잠시 시원하기를 바란다.
네가 힘겨울 때
내 품이 작은 쉼터가 되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나의 아이야
너는 자라 언젠가
내 품을 떠나야 하지만,
그 날개가 두려움 없이
하늘을 가르기를 바란다.
나는 너의 우주였으나
너는 나의 전부였으니,
더 큰 세상으로 훨훨 날아가길 바란다.
사랑하는 나의 아이야
아주 먼 훗날
내가 너와 이별하는 순간에도
너는 오래 슬퍼하지 말고,
잠시 눈물 흘린 뒤
우리가 함께한 날들을
빛나는 추억으로 간직하기를 바란다.
그 기억이 네 길을 비추는 별이 되고,
네 마음을 적시는 노래가 되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나의 아이야
이기적이게도,
엄마는 다음 생에도 네가 다시 내 아이로 태어나
오늘처럼 나의 곁을 지켜주기를 바란다.
너는 언제나 내 하루를 밝히는 빛이었고,
작은 숨결 하나에도
내 마음은 울고 웃으며 흔들렸다.
네가 처음 웃던 날,
내 손을 꼭 잡아주던 순간,
엄마를 부르며 달려오던 발자국 소리까지
모두가 나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어주었다.
그러니 먼 훗날에도,
다음 세상에서도,
나는 또다시 네 엄마로 태어나
너의 곁을 지키고 싶다.
내 마음을 울리고 웃게 하는 기적 같은 존재로,
끝내 변치 않는 사랑으로
다시 나를 찾아와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