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 학점교류(1)

25학번 4학년

by 헤르만

4학년이 되면 학교에 자주가지 않고 새로운 사람보다는 아는 사람이 많아지고, 모든 것이 익숙한 학교생활을 이어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만 하던 학점교류를 실행에 옮기게 되면서 예상과 달리 나름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학교생활을 하게 되었다.



학점교류제는 결연을 맺은 타학교의 수업을 신청해서 들을 수 있는 제도이다. 이런 것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주변에 실제로 하는 사람도 없었고, 나도 신청할 생각은 안 해봤다. 그런데 4학년이 되기 직전 겨울방학, 신청을 하게 된 것이다!


거창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첫 번째 이유는 나의 흥미이다. 나는 국제정치와 경제에 관심이 있다. 경제 관련 수업을 들어두면 현재 전공인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대해 공부할 때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경영학(아쉽게도 우리 학교에는 경제학과가 없다) 복수전공도 시작한 것이다. 경제 수업은 내 생각보다 훨씬 적고 넓고 얕은 지식을 얻는 느낌에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다.


두 번째 이유는 재미있는 학교생활과 친구들이다. 친한 언니의 전공이 경제학이라 작년(24학년도 2학기)에 교수님께 부탁을 드려 수업 청강을 한 적도 있다. 겨울방학 때 우리는 대학을 같이 다녔으면 재밌었겠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했었다. 학점교류를 선뜻 시도하지 않았던 이유로 내가 타학교의 수업을 들을 때 겪을 여러 시행착오와 어려움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그런데 언니가 있고! 내 친구 몇몇도 다니고 있는 학교에 가면 그런 어려움이 적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이유는 학점교류 중인 학교가 우리 학교보다 집에서 가깝다는 점이다. '그런 이유로 학점교류를?' 싶을 수도 있지만 확실히 통학이 편해진 것을 느낀다. 어이없게도 이 점이 나의 의사결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그렇게 나는 신청서를 출력하고 교수님들께 메일을 보내고 상담 시간을 정한 후 신청서에 도장을 받으러 갔다..!




교수님이 반대(?) 없이 동의를 해주실 것이라는 내 예상과 달리, 나는 교수님께 내가 학점교류를 해야 하는 이유와 하고 싶어 진 계기를 10분 동안 설명해야 했다. 교수님께 내가 듣고자 하는 강의의 강의계획서를 메일로 보냈었는데, 이 수업들이 우리 학교/학과에서 배우지 않는 내용이라는 것에는 동의하셨지만 나에게 필요한지에 관해서는 의문이 든다고 말씀하셨다. '이게 너한테 꼭 필요한 걸까?'라는 질문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 내 대부분의 행동의 동기는 필요에 의해서이기보다는 흥미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더 깊은 내용을 배우고 싶다', '새로운 관점의 생각들을 들어보고 싶다' 등 이런저런 이유들을 말했는데도 교수님은 같은 질문을 하셨다. 이게 필요한지, 왜 하려고 하는지에 대해 말이다. 결국 난 그냥 '지난 학기에 수업을 청강했었는데 재밌었어서 더 들어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교수님은 '재미있었구나'라고 말씀하셨고 난 그렇다고 답했다.


그렇게 말하자마자, 교수님은 나에게 '재밌었으면 해야지'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난 무사히 도장을 받을 수 있었다. 조금 어리둥절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교수님은 내가 이유 없이 일단 뭐라도 하는 것보다는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해 보길 바라셨던 것 같기도 하다.



25학번이 된 4학년

그렇게 나는 학점교류를 하게 되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언제나 떨림과 설렘이 공존하는 것 같다.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보다는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학교를 다니겠다는 다짐을 했다.


아직까지는 잘하고 있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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