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30 -인생 87일 차
더위가 사그라들고 가을이 되었습니다
노란 은행잎도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찰떡이가 태어나 처음 맞는 가을, 한 여름에 태어난 찰떡이는 무더운 날씨로 인해 집에서 나오지 않았는데 가을이 되며 날씨가 시원해져 산책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집에만 있던 딸에게 운동도 시킬 겸 함께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마침, 작은 딸도 시간이 맞아 함께 했습니다.
사실 마음은 조심스럽고 걱정되었습니다. 손주는 내 아이가 아닌 딸과 사위의 아이다 보니 산책을 데리고 나가도 괜찮을까 조심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동네 한 바퀴 돌고 들어오는 산책인데도 신경이 쓰였습니다. 걱정하는 나에게 딸이 괜찮다며 앞장섰습니다. 유모차에 찰떡이를 태우고 집을 나셨습니다. 청명한 가을 날씨에 기분도 상쾌해졌습니다.
찰떡이는 익숙하지 않은 유모차의 진동이 불편한지 잘 가다가도 울고 하길 반복했습니다. 안쓰러운 마음에 유모차에서 찰떡이를 꺼내려하면 딸이 "엄마, 그냥 놔둬요. 찰떡이도 적응해야죠." 하는 겁니다. 유모차를 밀면서도 눈은 찰떡이 에게서 떨어지질 않습니다. 딸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남편과 산책하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37년이 지나 손녀의 유모차를 밀고 있는 나를 보며 꿈같이 지난 세월이 스쳐 지나갑니다.
유모차에 누워있는 찰떡이가 꿈틀 하기라도 하면 나는 "찰떡이 꺼내서 안고 갈까?" 하며 딸을 쳐다봅니다. "엄마 힘들어요. 그냥 놔둬요." 하는데도 이때다 싶어 찰떡이를 꺼내 품에 안습니다. 찰떡이를 안고 어르며 "찰떡아, 산책 나온 거야. 저건 나무야~ 어머 자동차도 지나가네?" 하며 찰떡이에게 이야기합니다. 찰떡이도 이쪽저쪽 두리번거리며 바라봅니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너무 작은 아기의 산책에 눈길을 돌리며 미소 짓습니다.
팔불출 할머니가 된 나는 찰떡이를 더 높이 들어 어르며 사람들에게 찰떡이의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합니다. 사실, 사위와 나는 늘 "우리 찰떡이는 사진이 잘 안 나와 실물이 훨씬 이쁘고 귀여워"라고 말하는 팔불출 가족입니다.
찰떡이가 태어나 처음 맞은 가을, 처음 나온 산책은 어떤 색깔, 어떤 내음으로 느껴졌을까 궁금하네요.
앞으로 찰떡이가 맞을 수많은 가을 중 첫가을 산책을 함께한 시간이 나에게는 소중하고 행복한 추억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