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끼니 - 4
감자를 뚝뚝 썰고, 양파도 숭숭 썰고, 통조림 햄을 으깨고, 갖은양념과 물을 담아 끓여주면 맛있는 감자짜글이 완성. 재료 준비하는 데 삼십 분, 냄비에 담아 한껏 끓이는 데 삼십 분, 딱 한 시간만 지나면 근사한 찌개가 뚝딱! 준비할 것도 적고, 언제 어느 때에 만들어도 일정한 맛이 나오니 요즘 자주 만들어 먹고 있다.
조리법을 따라 하면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와 달리, 한 편의 글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글쓰기는 요리와 달리 딱히 정해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고 잘 아는 소재라면 쉽게 쓰긴 하지만, 어떨 때는 몇 날 며칠 동안 한 글자도 못 쓸 때도 있다.
집밥을 소재로 글을 쓰다 보니, 요리와 글쓰기는 서로 닮은 점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음식 재료를 불에다 지지고 볶고 삶아서 하나의 근사한 요리를 만들듯이, 내가 가진 글감을 잘 정리하고 꾸며내면 한 편의 글이 완성된다.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 하면 주어진 시간에 맞춰 요리할 수 있다. 하지만 글쓰기는 머릿속의 재료를 나만의 감각으로 오롯이 조합해야 해서, 언제 완성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