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치찌개

다섯 번째 끼니 - 2

by 빛새

우리 집에는 일 년 넘게 방치된 꽁치 통조림이 있었다. 참치 통조림과 즉석햄 통조림은 먹기 쉬워서 금방 사라졌는데, 이상하게 꽁치 통조림에는 손이 가지 않았다. 부모님 없이 1년 반 정도 살면서 온갖 집밥은 다 해보아서 요리하는 데엔 별다른 거부감이 없었지만, 이건 어째 활용해야 할 지 몰라서 가만히 둘 수밖에 없었다.


먹기엔 겁나고, 버리기엔 아까운 계륵 같은 존재였던 이 친구.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큰 맘 먹고 통조림의 뚜껑을 땄다. 꽁치 특유의 비린내 때문에 캔을 개봉한 걸 잠시 후회했다. 하지만 열어버린 깡통을 다시 닫아버릴 수는 없었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조리하였다.


유튜브에서 꽁치 통조림으로 꽁치찌개 끓이는 영상을 보았다. 꽁치찌개 레시피는 감자짜글이와 비슷했기 때문에 쉽게 따라할 수 있었다. 야채를 손질하고, 갖은 양념과 꽁치를 한번에 넣고 끓이면 되었다. 과장 좀 섞어서, 짜글이처럼 라면 끓이듯 단숨에 만들 수 있었다.


유튜브 선생님의 말씀대로 꽁치찌개를 끓이고 있었지만, 유독 한 가지 조언이 거슬렸다.


꽁치찌개를 끓일 때에는 통조림 안의 국물도 함께 넣어주세요.


'그 비린 국물을 굳이 넣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마구 떠올랐지만, 꽁치찌개를 한 번도 끓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 팁을 따라했다. 다행히 그 결과는 대성공. 말 잘 들었던 착한 어른이는 맛있는 꽁치찌개를 끓일 수 있게 되었다.


생소한 음식과 어색한 레시피. 요리할 때마다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 많이 올라왔다. 하지만 그 의심을 극복하니 맛있는 한 끼를 먹을 수 있었다.


미지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나 갖고 있다. 하지만 넓은 세계로 나가기 위해선 그걸 넘어야 한다.


다섯 번째 끼니 : 생선구이, 꽁치찌개, 어묵볶음, 낙지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