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여 원격수업으로 전환합니다.

학생들이 전원 귀가 중이오니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협조 부탁드립니다

by 보건쌤 김엄마

코로나19가 발생한 2019년 늦겨울부터 초봄.

그 무렵부터 우리 아이들의 학교는 너무나 많이 달라졌다.


매일 등교하던 것이 당연한 일상이었으나, 한동안 개학이 미뤄진 채 기약 없이 대기했었고, 이제는 격주 등교 또는 학년별 분산 등교, 사태에 따라 전면 원격 수업 중인 학교도 있다.


아이들이 각자의 컴퓨터 앞에서 어떻게 공부하며 지내고 있을지 매우 우려스럽다.


보건 수업 역시 원격 수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1교시 수업이 있는 날이면, 잠을 덜 깬 아이들은 눈도 뜨지 못한 채 노트북 앞에 앉는다.


상의는 교복, 하의는 잠옷! 수업에 아직 들어오지 않은 아이도 있고 담임교사 조회만 원격으로 하고 퇴장해버린 아이도 있는 등 아주 어수선하다.


학생 출석부와 연락처 그리고 학부모 연락처가 적힌 서류 한 뭉치를 들고 수업에 들어오지 않은 학생에게는 일일이 확인 전화를 돌려야 한다.


출석 부르는데 5분, 아직 들어오지 않은 학생에게 전화하는데 5분. 담임에게 결시 학생 명단을 전송하고 다시 잠깐 통화하는데 몇 분. 보통 10~15분이 그렇게 흘러버린다.


그나마 지금은 자리가 많이 잡혀 어떤 날은 5분이면 정리 끝내고 바로 수업이 가능할 때도 있지만, 원격 수업 초창기 때는 20~30분째 시작도 못하던 일이 허다했다. 이런 경험이 모두가 처음이라, 칼같이 결과 처리를 할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원격 수업이 힘든 사유도 다양하다. 컴퓨터를 켜고 대기 중이었는데 행아웃에서 튕겨져 나갔다는 학생, id pw 맞게 넣었는데 오늘따라 이상하게 로그인 오류가 뜬다는 학생, 와이파이 문제로 통신사 아저씨가 곧 오셔서 확인해주실 거라는 학생, 화면은 연결되었으나 잭의 이상인지 학생의 목소리가 안 들리는 학생, 반대로 학생 집의 스피커가 문제인지 쌤의 목소리가 안 들린다는 학생... 사유도 다양했다. 그중 최고는 부모님 출근 후, 다시 잠들어버린 학생!


쌍방향 수업을 하노라면, 애완견이 짖는 소리가 들려 그 학생 얼굴이 줌인되기도 하고, 동생이 오빠 방문을 벌컥 열고 뛰어 들어와 오빠 얼굴이 줌인되어 당황하기도 했다.


오물오물 간식을 먹으며 사부작사부작 학원 숙제를 하기도 했고, 카메라는 학생의 이마와 정수리 일부만을 비춰준 채 벽과 창만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 등교를 하게 되면 그간 쌓아두었던 과제를 제출하고 수행평가를 몰아서 시행한다. 아이들 숨이 턱턱 막혔을 것 같다.


바이오리듬 상 홈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원격 수업이 편안한 덕분에, 등교하는 주간이 되면 두통 복통 냉방병 요통 등등 별별 증상으로 보건실을 찾아온다.


목이 아프면 이비인후과 진료를 보고 오면 좋을 텐데, 병원은 가보지 않고 다음날 등교하여 보건실에 온다. 목이 아프다며...

열이 나면 코로나 검사를 받으면 좋을 텐데, 검사는 받지 않고 다음날 등교하여 보건실에 온다. 해열제를 먹고 열이 내려 등교했는데, 다시 열이 나는 것 같다며...


등교전 체크하는 건강상태 자가진단


길게 봐서 반년이면 해결되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현실은 2021년 7월 하루 앞둔 오늘까지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하루에도 7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고, 변이 바이러스가 보고 되고 있다.


방역지침과 생활관리 및 치료에 관한 부분은 보건소와 국가 방역 당국에 의거하여 따르고 있지만 우리 아이들의 보건실 상황을 조금 더 말해보려고 한다.


보건실 하얀 벽면에는 코로나19 현황판이 붙어있다. 작년에 새로 생긴 커다란 흰색 보드이다. 등교하는 학년의 전체 학생수와 결석생 조퇴생 수치를 적을 수 있는 칸이 있고, 코로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를 적을 수 있도록 분류해두었다.


교내 운영위원회 회의, 진학설명회, 학부모 강연회, 진로별 간담회 등 모든 행사는 중지 상태이다. 필요시 줌으로 회의를 하고 있다. 보건교사가 참여하는 회의는 일부였으나, 현재는 본의 아니게 핵심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방역 관련 물품의 구입 비용이 늘어났고, 학생들의 등교 일수가 줄어들어 약품 구입 비용은 줄어들었다. 동창회에서는 후배들과 교직원이 걱정되어 다량의 마스크와 소독약을 후원해주시기도 했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던 체육 행사가 모두 취소되었고, 학교 축제도 촬영을 하여 유트브로 전송하였다. 직관이 꿀잼인데 너무나 아쉬운 일이었다.


지침이 계속 변화되어 코로나 초기와 지금은 접촉자의 동선 격리 부분에서 제법 차이가 있다. 작년까지는 동선이 겹치기만 해도 자가격리를 시켰고, 검사만 해도 2주 자가격리를 하고 2주 후 최종 음성이 확인되어야 등교가 가능했다.




현재는 밀접접촉자라고 해도 코로나 검사 결과 음성이 확인되면 바로 등교가 가능하다. 동선이 겹쳤다고 해도 보건소에서 연락이 가고 직원이 직접 관리하는 밀접접촉자가 아니면 별도의 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게 관리되는 대상자는 주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음식을 나눠먹거나 밀폐된 공간에서 여럿이 상당 시간 머물렀을 경우에 그렇게 한다.


최근 인근 초중고 학교에서도 확진자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학생들은 주로 가족이나 학원 등에 의해 감염이 되는 사례가 많았다. 오는 7월, 고3 학생들과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보호자에게 접종 동의서가 배부된 상태이고, 개별 동의 여부에 따라 백신 접종이 시행된다.


교직원들은 부서별 자체 방역을 실시하고, 방역 도우미를 증원시켜 매일 소독한다. 학생들에게는 손 소독 및 손 씻기를 철저히 할 수 있도록 강조하고 있고, 마스크를 내리거나 벗지 않도록 당부한다.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되어 학교 내에서도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경우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동 학군 내 확진자가 발생하면, 학원이나 지역사회 생활시설을 기반으로 타격을 입게 되는 상황이어서 관내 보건교사 밴드와 카톡이 매우 바쁘게 돌아간다.


두달 전 쯤부터 그간 문을 닫았던 학교 매점이 문을 열었다. 그러자 구입한 간식을 먹으면서 돌아다니는 학생들이 보였다. "제발 마스크 벗지 마, 한자리에서 먹거라. 음식을 다 먹은 후에 걸어 다니자." 소리치고, 담임 선생님 통해 또 강조하고, 교내 곳곳에 관련 포스터를 붙여두기도 했다.



확진자와의 동선이 겹쳐 코로나 검사를 받는 아이들은 거의 매일 발생하고 있다. 부모님이 회사 내 확진자 동선과 겹쳐 자가 격리 중인 아이도 하루에 2~3명씩 연락이 온다. 열이 나거나 인후통이 있어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간다는 학생도 하루도 꾸준히 연락이 오고 있다. 다친 아이들만 돌봐주고, 보건교육 수업만 착실히 하면 되는 보건실은 코로나 시대에 가장 센터가 된 느낌이다.


보건실(전화번호 119)는 수시로 울려대고, 문의가 빗발친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정확히 응대해야 한다.


보건소 담당 직원과 수시로 통화하고 있고, 학생 부모님과 전화 통화는 작년과 올해 최고로 많이 한 것 같다.


등교전 자가검진 어플을 통해 증상이 있다고 체크했거나, 동거인이 검사를 받았는지 자가격리 중인 가족이 있는지 등에 "예"라고 체크하게 되면 학교 보건실에서 바로 확인 전화를 하고 등교 가능 여부에 대해 알려드린다.

건강상태 자가진단 어플 관리자용 화면


여기까지가 여전히 진행 중인 학교에서의 코로나 관련 상황들이다.


눈과 귀를 열고 지침을 잘 따라주는 학생들과 학부모님들께 참 감사하다.

학급 소독과 교내 시설 소독을 열심히 해주시는 선생님들께도 참 감사하다.


그러나, 중간 기말고사를 앞두고 학교 수업을 빠지게 할 수가 없어서,, 아버지가 자가격리 중이지만 집에서는 동선이 마주치지 않게 했으니 괜찮을 것 같아서,, 학원 같은 반에 확진자가 나왔지만 멀리 앉아있었고 우리 아이에게는 전혀 증상이 없으니 검사 안 받아도 될 것 같아서,, 확진받은 형이 있지만 바로 할머니댁으로 보냈으니 괜찮을 것 같아서,, 어머니가 브런치 모임을 참석했었고 그 중 한 분의 남편이 확진을 받았는데, 지인분은 음성이었으니 괜찮을 것 같아서,,


사유가 너무 많고 복잡하다. 명확한 정황에 대해서는 "등교를 하면 안 됩니다. 자가 격리를 시켜주세요. 보건소 직원과 통화 후 전화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지만, 학부모님이 판단하시기에 참 애매모호한 부분도 많이 있다.


보건교사 입장에서, 이것만 당부드린다.

열이 나면 학교 오지 않기!

아프면 등교하지 않기!

가정 내 확진자나 자가 격리자가 있으면 등교하지 않기!



그 외에 애매한 경우에는 학교로 언제든지 전화를 주시면 좋겠다.

학교를 빠지면 학업에 지장이 있으니 우려되는 점이 크겠지만, 학생에게 신체 증상이 있거나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게 된 경우라면 우선은 등교시키지 말고 전화를 주시면 좋겠다.


모두들 조심하며 버텨왔건만, 최근 처음으로 교내에 확진자가 발생했다.

기말고사는 연기되었고, 전 학년 원격 수업과 교직원의 재택 근무가 진행 중이다.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할 학생과 교직원 대상자를 확인했고, 모두 검사받은 후 음성이 나와야 정상화될 예정이다. 남은 기말고사 일정은 그 후에 다시 시작될 것이다.


누구나 감염될 수 있다.

조심하지만 예상할 수 없다.

치료받으면 대부분 호전된다.

곧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새로운 혼란이 훨씬 많이 야기될 것 같다.

산 넘어 산. 딱 그런 상황이지만, 반드시 넘고 반드시 평정하리라 믿는다.


모두 모두 힘내시길!



이전 03화교장선생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