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갑작스레 찾아온 위기와 혼란

03. 예상하지 못한 불편한 손님, 뇌경색

by HAM

아빠는 2주가 다 되어가도록 의식을 찾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상태가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되어서 수면제를 끊을 수 있었다.


회사에서 아빠의 걱정으로 지새우며 일을 하던 어느 날, 중환자실에서 전화가 왔다.



"안녕하세요. XX대병원 중환자실입니다.

아버님께서 2주 넘게 깨어나지 않고 계셔서 보호자님께 동의를 구하고 검사를 해봤잖아요. 결과가 나왔는데 좌뇌에 뇌경색을 크게 맞으셔서 의식이 돌아오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네? 뇌경색이요..?"


"수술 중에 뇌경색이 온 건지, 아니면 수술 후에 혈전이 날아가서 그런 건지는 명확히 확인이 안되지만, 좌뇌에 큰 손상이 와서 그 영향으로 의식이 현재까지 없으셨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게 아빠에게 뇌경색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아버님께서 깨어나실지, 안 깨어나실지는 사실 장담을 못 드립니다. 그 시기도 언제가 될지 잘 모르겠지만,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셔야 합니다."



아빠가 깨어나셔서 나를 보자마자 환하게 웃으실 거라 생각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아빠가 반드시 깨어날 거라고 굳건히 믿는 일 밖에는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빠는 눈도 뜨시고 조금씩 움직임이 생기셨다. 하지만 무의식중에 반응하는 거였다.


어느 날은 중환자실에서 다급하게 연락이 왔다.



"XXX님 따님 맞으시죠?

지금 아버님 심장에 물이 차서 혈압이 갑자기 내려가 위급한 상황입니다. 우선 조치 후 연락드리겠습니다. "



회사에서 일하고 있던 나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심장이 철렁했다. 병원까지 2시간가량 되는 거리라 지금 조퇴를 하고 바로 가야겠다고 생각하던 찰나, 다행히 응급조치 후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심폐소생술까지 할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지만, 아빠는 굳건히 잘 이겨내주셨다.


대체 나에게 얼마나 더 큰 시련이 오려고 이러나 싶었지만, 아빠를 생각하면 절대 포기하기 싫었다. 이 시련을 꼭 이겨내리라 다짐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때부터 내가 강해지게 된 계기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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