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갑작스레 찾아온 위기와 혼란

02. 우리 아빠는 어떻게 되는 거죠? 선생님?

by HAM


수술이 끝난 후 바로 나를 알아볼 아빠만을 상상했는데, 중환자실에서 본 아빠는 에크모, 투석기 등 여러 기계들에 의지하고 계셨다.



"선생님,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하셨는데.. 저희 아빠 언제 깨어나실 수 있나요?"


"아버님 상태가 좋지 않으셔서 수면제를 계속 써야 하는 상황입니다.

현재 자가호흡도 안되셔서 인공호흡기와 기관절개도 하신 상황이고, 콧줄도 계속하셔야 합니다."



나는 영화에서만 보던 한 장면의 주인공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아빠가 혹시 깨어나지 못하신다면 어떻게 되는 거지..? 그럼 우리 가족은 어떻게 되는 거지..?'



우선 나는 현실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먼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인이었던 나는 회사에 현재 사정을 말씀을 드리고 아빠 곁에 있기로 했다.


당시 나는 집에서 대충 입은 옷이 전부였고, 정신없는 급박한 상황이라 아무것도 챙겨온 게 없었다. 아빠는 언제라도 안 좋은 상황이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이 많으므로 항시 대기하고 있으라는 주치의 선생님의 말에 집으로 갈 수도 없었다.


첫날은 병원 구석에 앉아 꾸벅꾸벅 졸게 되었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씻지도 못하는 생활이 반복되면서 이건 아니다 싶어 병원과 그나마 가까운 호텔과 찜질방을 전전하며 기나긴 혼자만의 생활을 시작했다.



며칠 뒤엔 삼촌이 병원으로 와주셨다. 낯선 타지에서 혼자 외로운 생활을 하다가 삼촌을 뵈니 왜 그렇게 감사하고 눈물이 나던지...


사실 제일 힘들었던 건 몇 날 며칠 똑같은 옷을 입고, 꾀죄죄한 상태로 혼자 있어야 하는 것보다 병원에서 홀로 아빠 곁에 있으면서 현실적으로 병원비 등을 알아봐야 하는 상황과 불안한 감정으로 이 현실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 나에겐 매우 버거운 일이었다. 엄마는 아픈 동생 때문에 병원에 오실 수 없는 상황이라 혼자 감내해야만 했다.


숙소에서 혼자 잠이 들 때는 눈물을 흘리며 잠들기도 했었다.



'이거 지금 꿈 아닌거지..? 현실인거지?'



하지만 그중에서 제일 잊을 수 없는 일들은 병원까지 머나먼 길일 텐데도 제일 친한 친구와 회사 대표님과 과장님이 직접 병원까지 찾아와줘서 너무너무 감사했다. 특히 친구는 몇 년 전 나와 비슷한 일로 아빠와 이별을 했었기에 슬픈 눈으로 위로해 주던 친구의 눈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이외에도 멀리서나마 응원을 해준 주변 친척분들과 친구들, 지인들 덕분에 외로운 병원생활에 작은 위안이 되었다.



이제 아빠가 깨어나는 일만 남았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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