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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지개 글마음 Jun 27. 2021

옥석을 가리는 안목

나의 길은말하는 대로,생각하는 대로

행복은 시간이 흐르면서 '의미'가 생기지만 쾌락에는 의미가 없다
-서두르다 잃어버린 머뭇거리다 놓쳐버린 中 p192-

 중학교 때 일이다. 중 2 때 담임선생님은 옆에 고등학교에서 10년 이상 계시다가 오신 분이셨다. 무섭기로 소문났던 분이셨는데, 담임선생님은 종례시간뿐 아니라 국어시간에도 훈계를 많이 하셨다. 

 "눈감고 딱 3년만 버텨라. 그러면 대학 간판이 달라질 것이다. 대학 가서 딱 3년만 버텨라. 그러면 30대 인생 레벨이 달라질 것이다". 인생의 정답지가 있는 것처럼 인생을 사는 방식을 가르치셨다.  

 선생님의 말씀대로 열심히 살아왔지만 시대는 많이 변해서 선생님의 말처럼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 것을 선생님은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또한, 시대가 변했기 때문이다. 즉, 인생에는 정답이 없어서 삶의 공식이나 어떤 방식이 무의미하다. 때론, 옛말이 틀린 게 없다고 느낄 때가 있고 속담이 참 지혜롭다고 느낄 때도 있지만, 인생을 살면서 어디 삶이 드라마 각본처럼 짜인 대로 살아지던가?! 오히려 나는 정답처럼 삶의 방식을 알려주는 대신, 현재 살아내야 하는 과제나 겪고 있는 것이 가진 '의미'와 '가치'를 인식하게 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상담이나 코칭이 어떻게 보면 인생을 바르게 보는 눈을 갖게 해 주고, 많은 선택지들 중에서 후회하지 않고 인생을 행복하고 즐겁게 살도록 해주는 것 같다.  상담이나 코칭은 자신에 대한 탐구뿐 아니라 사건에 대해 해석을 도와주고 삶의 '의미'를 찾게 해주는 과정이라고 나는 정의한다.

 나는 심리학을 전공했고, 상담과 교육을 하는 사람이다. 때론 나도 사람인지라 사람에게 쓸 에너지가 없을 정도로 소진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나 역시 다른 상담자에게 상담을 받고, 재교육을 받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나 자신이 충전이 되고 성장되기 때문이다. 상담을 받는다고 하면 때론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기도 한다. 무슨 문제라도 있는 사람처럼 오해를 하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을 마주할 때면 나는 안타까움을 느끼곤 한다. 자기 자신에 대한 탐구하는 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0년 전쯤,  가수 이효리가 방송에 나와서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고 마음이 아프면 상담소에 가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김제동 씨나 보아 씨도 그 무렵 방송에서 상담을 받은 경험을 이야기를 하면서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이 자신의 인생에서 얼마나 값진 시간이었는지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들의 영향으로 나는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은 변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했는데, 10년이 지난 요즘도 사람들의 인식은 변함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쯤 되면,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의문이 들지도 모르겠다. "대체 상담은 왜 받아야 하는 거지? "

상담이나 코칭의 필요성은 한마디로 '분별력'을 키우는 힘을 위한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상담이나 코칭은 공통점과 차이점이 존재하지만, 여기서 강조점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훈련이란 점에서 구별은 배제하겠다.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과 '분별력'이 무슨 상관이 있는 걸까? 분별력은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진짜를 구분하려면 내면 또는 이면의 숨겨진 것을 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위조지폐를 구별해내는 감별사도 진짜 지폐를 보고 또 보면서 가짜를 구별한다고 한다. 이렇듯  안목은 훈련을 통해 길러지는 것이다. 

 상담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자주 들여다보는 훈련을 하다 보면 자신이 겪은 경험이나 감정에 대해 말을 하게 된다. 상담사는 반복적으로 경험이나 감정에 대해 물을 것이다. 그러면 내담자는 자신이 겪은 것에 대해 곱씹어 생각하고 말하고 또 생각하고 말하면서 자신의 행동, 인식, 감정의 패턴들을 발견하게 된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직면을 통해 사건을 재해석해주고 의미를 발견하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내담자는 올바른 방향으로 자신의 감정과 사고, 행동을 만들어간다. 여기서 '올바른'의 뜻은 정답이 아니다. '깨달아야 할 것'을 의미한다. 본연의 아름다움이 가진 가치를 발견하는 방향으로 자신의 감정과 사고를 옮겨올 수 있는 것. 

 인생의 길은 여러 갈래이다. 우리는 자신만의 길을 개척할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다. 자신의 길이라는 것을 알고 발견하는 것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가는 길에 대해 묻고 대답하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나의 길을 알아보는 안목,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눈. 내 인생의 현재를 즐기는 능력. 이런 능력들은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능력이 된다. 반복훈련만이 분별력을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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