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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몽골, 쉼 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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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가 Aug 08. 2023

나 곧 몽골에 가려고 해

친구야, 나의 몽골 여행 축복해 줘

친구야, 나 곧 몽골에 가려고 해.

몇 달 전 여행 참가자 모집에 손을 들었어. 잠자리며 먹는 것에 예민한 내가 불편함이 예상되는 몽골 여행에 손을 들었어.

개인 배낭여행이 아니라 10명이 현지 여행사와 만나서 함께 움직일 거야. 현지에 얼굴을 한 번 본 적이 있는 분이 계시고 함께 떠나는 다른 사람들은 두 번 만났어. 한두 번 만난 사람들과 여행을 떠나는 나 예전보다 용감해진 것 같지 않니?

     

보름 동안 여행할 거야.

몽골에서 필요하다는 물티슈, 수건 등을 준비하고 있어. 밥 먹기 고달픈 날을 위해 볶음김치, 김, 고추장, 된장블록도 준비했어. 씻기 어렵다고 물티슈 등을 많이 준비하라고 해서 몇 가지 챙기다 보니 일회용품을 자꾸 사게 돼. 일회용 젓가락도 챙겨가면 좋다는데 계속 이렇게 일회용으로 여행 가방 채워야 하는지 모르겠다. 여행 준비가 일회용품 사나르기 같아.

 


내가 몽골에 가게 된 계기는 대학교에 편입하고 온라인 공부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 덕분이야.

봄에 중간고사 끝나고 직접 만났었어. 그때 만난 모임 구성원 중에 몽골로 발령 나서 떠나는 분이 계셔서 이참에 여행 가자고 나선 거지. 처음에는 엄두가 안 나서 참여하겠다고 말하지 못했어. 그러다 홉스골 호수도 간다기에 여행에 동참하겠다고 했어. 제주도보다 더 큰 호수가 숲에 둘러싸여 있고 밤하늘의 별이 그 큰 호수에 비치는 모습이 아름답다는 말에 그냥 가봐야겠다 싶었어. 울란바토르에서 거의 1,000km나 떨어져 있고 길도 험하다는데 나는 여행을 가겠다고 손들었고 드디어 떠날 날짜가 다 되어 가네.  

   

여행을 떠난다고 들뜨지는 않아.

그냥 몽골에 가서 현지인들의 삶에 불평불만 없이 녹아들고 싶어. 함께 여행하는 낯선 사람들과도 그냥 웃으며 함께 차를 타고 음식을 먹고 게르에서 잠을 자고 싶어. 여러 사람과 한 방에서 잠자는 경험을 겁내지 않고 겪고 싶어. 엄청 불편하다는 몽골의 화장실에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싶어. 몽골 땅을 밟으며 기운을 느껴보고 싶어. 끝없이 지평선이 펼쳐질 때 내 몸과 마음의 감각은 어떤지 살펴보고 싶어. 바다라고 불리는 커다란 호수의 수평선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

    

친구야, 밤하늘을 빽빽하게 수놓은 별을 본 적 있니?

내가 어린 시절 살았던 시골집 툇마루에서 여름날 마주했던 별이 생각나. 밤하늘 가득 펼쳐진 그 많고 많은 별. 이름도 모르지만 황홀하던 별. 지금은 시골에 가도 그렇게 많은 별이 보이지 않더라. 아쉽게도.

     

지구 공전으로 여름철은 지구에서 보는 방향이 은하 중심 방향이라 별이 더 잘 보인대. 여름 밤하늘의 은하수를 몽골에서 만나고 싶어. 깊은 어둠으로 불 꺼진 밤에 만나는 별을 보며 고요히 멈춰있고 싶어.

    

내가 몽골의 땅을 밟고 하늘 아래 오롯이 서 있을 때 어떨까?

바람도 불고 날파리도 날리겠지?

한국처럼 모기도 있으려나?

 

여행 날짜가 다가오는데 준비를 별로 안 하고 있네.

일회용품을 사나르고 있으니 여행 준비를 하나도 안 했다고 할 수는 없어도 몽골의 역사나 문화, 교통수단, 먹을거리, 쇼핑거리를 찾지 않고 있어.

  

함께 여행하는 이들이 있고 여행 일정도 짜여있어서 내가 특별히 몽골에 대해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안 드나 봐. 순간순간 균형과 조화를 이루며 머물면 족하지 않을까 싶어. 미리 다 확인하고 나면 호기심이 떨어지기도 하잖아. 몽골에 가기 전에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는 대략적으로 살펴봐야겠다. 그곳의 땅을 밟고 식사를 하고 잠을 자며 환경을 경험하는데 왜 그런 주거환경과 생활 습관을 지녔는지 이해하면 좋잖아. 그래야 나와 다른 생활방식을 가졌다고 섣불리 비교하거나 판단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

     

몽골로 그냥 떠나려고 해.

에너지 모아서 해야 할 일상의 이런저런 일들을 겪어나가기도 바쁘지만 몽골 여행도 그 일상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해. 익숙한 환경을 벗어난 일상 말이야. 어쩌면 내가 몽골로 곧 떠나려는 이유가 익숙한 환경을 벗어났을 때 긴장하지 않고 매 순간과 인연 짓고 싶어서인 것 같아. 매사에 긴장하던 나의 습관을 내려놓고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기를 의도하는 내 삶의 방향이 잘 가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친구야, 나의 몽골 여행 축복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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