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함이 비추는 마음의 진실
한 상 위, 삼겹살 굽는 냄새에
사소한 건 묻히기 쉽다
— 그깟 깻잎 하나, 대수야?
그러나 젓가락이 멈춘 순간,
그의 손이 그녀의 잎을 떼던 찰나
식탁 위 온도가
조금, 아주 조금 내려간다
괜찮다며 웃는 이의 눈동자엔
짧은 침묵의 계산이 깃들고
괜찮지 않냐며 웃는 이의 미소엔
묘하게 남는 감미가 어른댄다
깻잎은 그냥 깻잎인데
언제부턴가 진심의 리트머스지가 되었다
그 얇은 잎 하나에
배려와 질투, 무심함과 예민함이
꼬치처럼 꽂힌다
우리는 그 사소함 앞에서
철학자가 되고, 판사가 되고,
애매한 선을 지키는
즉흥 코미디언이 된다
사실, 묻고 싶다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어?
대신 우리는
고기를 한 점 더 뒤집는다
천천히, 익히듯.
"깻잎 하나에 우리가 이렇게 열띠게 토론할 줄이야.
아마 깻잎 본인도 상상 못 했을 겁니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고기와 싸먹히는 운명이었을 텐데,
오늘은 갑자기 사랑의 심판대에 올라있다니요.
어떤 이는 아무렇지 않다고 하고, 어떤 이는 마음에 살짝 긁힌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어… 그게 말이지…”라며 젓가락을 들다 말다 하겠죠.
이렇듯 깻잎 하나가 우리에게 참 다양한 표정을 선물합니다.
사람마다 선의 경계는 다르고, 배려와 무심함의 해석도 다릅니다.
어떤 이는 '쪼잔하다'고 하고, 또 어떤 이는 '섬세하다'고 말하죠.
중요한 건, 그 다름을 가지고 누가 옳고 그른지를 따지는 게 아니라,
왜 그 마음이 생겼는지를 들여다보려는 자세 아닐까요?
진심은 종종 거창한 이벤트보다, 깻잎 하나로 마음이 움직이는 날에 더 많이 자랍니다.
사소한 건 늘 작고 귀찮게 굴지만, 결국 그런 것들이 관계를 결정짓기도 하니까요."
어쩌면 깻잎은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지도 모릅니다. “너 진짜, 아무렇지도 않았니?”
그리고 우리는 말 대신 삼겹살을 뒤집습니다.
감정도, 고기도 천천히 익히는 게 국룰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