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기 위해, 나는 먼저 무너져야 했다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아니,
해야만 한다고 배웠다
계획을 세우고
일정을 짜고
몸을 밀어붙였다
그래서
나는 쓰러졌다
일이 아니었고
사람도 아니었고
상황도 아니었다
내 자신이
나를
감당하지 못했다
불가능한 게 아니었지만
더는
가능하지도 않았다
버티는 것도 능력이라 했다
그래서
나는 능력 없는 자가 되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나는 비로소
모든 것을 처음부터 바라보게 되었다
전능은
힘이 아니라 시선이다
무너진 자만이 얻는
다른 각도
나는 지금
불능의 바닥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본다
처음으로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명확히 이해한 순간—
나는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할 수 있다'
그 말은 희망처럼 들리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목덜미를 잡는 구호가 되었습니다.
버티는 사람은 멋있고,
못 버티는 사람은 부족하고,
잠깐 멈추면
'의지가 약한 사람' 딱지가 붙습니다.
능력은 보여줘야 존재하고,
고통은 숨겨야 성숙한 거라고
세상은 가르칩니다.
취약함은 죄,
불능은 망가짐,
무너짐은 곧 낙오라고.
하지만 이 글은 말합니다.
'불능 없이는 전능이 없다'
무너져본 자만이
진짜 ‘시야’를 얻는다고.
완전히 무너져봐야
무엇이 나를 쓰러뜨렸고,
무엇이 꼭 다시 일어나야 할 이유였는지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제야
진짜로 시작합니다.
세상 말고, 나로부터."
그러니 잊지 마십시오.
불능은 무너짐이 아니라, 재구성의 언어입니다.
지금 당신은
다시 태어나는 중입니다.
다만,
그 진통이 조금 길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