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음 속에서, 비틀림을 사랑하다
늘
조금 옆에서 봤다
표지판은 화살표를 가리켰지만
나는 녹슨 기둥을 들여다봤다
모두가 앞을 보며 걸을 때
뒤에 남은 발자국을 바라봤고
모두가 발맞춰 걷는 쪽을 볼 때
바닥에 남은 주저함을 살폈다
질문은 늘 틈새에서 피어난다
“왜 그렇게 걷는가?”보다는
“왜 함께 걷지 않는가?”를
스스로에게 묻는 순간부터
감동은 클라이맥스가 아닌
미간이 찌푸린 사소한 순간에 있었으며
진실은 언제나 표정이 끝나고 난 뒤,
눈동자에 머물렀다
세상은 일직선으로 설명되길 원했지만
말줄임표와 반어법을 더 사랑했다
거짓 감정은 괄호 안에 숨겨두고
진심은 엉킨 문장 속에서 더 잘 보였다
그래서 나는
불필요한 질문을 했고
쓸데없는 말을 붙였고
사소한 디테일을 확대하다
진지한 순간에 킥킥 웃었으며
감동적인 장면에 고개를 갸웃했다
“왜 꼭 그렇게 비틀어 봐야 해?”
묻는 이들에게 웃으며 말했다
“기울어진 시야로 태어났거든.”
그리고 그렇게
기울어진 시야로 본 세상은
언제나
조금 더 흥미롭고,
조금 더 아프고,
조금 더 내 마음에 가까웠다
"이제, 꺾어보기 시리즈의
마지막 페이지에 닿았습니다.
처음 이 여정을 시작할 때,
저는 하나의 다짐만 품고 있었습니다.
익숙한 것을 다시 보고 싶었고
낯선 것을, 더 가까이 느끼고 싶었습니다.
누구나 지나치는 순간 속에서
질문 하나를 꺼내 들고,
아무도 멈추지 않는 풍경 속에서
마음을 오래 붙잡고 싶었습니다.
길 위의 흔한 문장 하나,
사람들 사이의 어색한 침묵 하나도
시선을 조금만 비틀어 보면
그 안에서 전혀 다른 이야기가 솟아올랐습니다.
‘기울어진 시야’는 결핍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저에게
세상을 더 진하게 느끼게 해주는
감각이자 선물이었습니다.
다른 이들이 스치고 지나간 균열 속에서
저는 작고 선명한 빛을 보았고,
다들 흘려보낸 문장 사이에서
저는 질문 하나를 주워 들었습니다.
비틀어 보는 삶은 쉽지 않습니다.
세상은 단순함을, 직진을 좋아하니까요.
사람들은 종종 묻습니다.
“왜 그렇게 복잡하게 살아?”
그럴 때마다 저는 대답합니다.
“복잡하게 볼수록, 사람은 더 선명해져요.”
그 시야는 때로 피로하지만
그 피로 속에
누구도 말하지 않은 진심이 있고,
누구도 보지 않은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이제 마지막 페이지를 닫으며
여전히
조금 기울어진 시선으로
다음 풍경을 조심스럽게 바라봅니다."
그곳엔 또 다른 이야기,
아직 말해지지 않은 진심,
그리고 제가 가장 사랑하는
조금 다른 세상이
분명 기다리고 있으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