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 you know 'TEXT HIP'?
가장 어두운 순간이 지나고 나면, 그 뒤에 빛이 온다.
-영화 <해리 포터와 불의 잔>-
겨울이 찾아오면 사람들은 두 가지 다른 감각에 사로잡힌다.
차가운 바람이 피부를 스칠 때 느껴지는 서늘함, 서늘함을 이겨내기 위해 찾아오는 따뜻함이다. 겨울의 감각에 눈사람과 전구를 떠올려 봤다. 눈이 쌓인 만큼 추운 겨울날, 사람들은 눈사람을 만들곤 한다. 반면, 추운 겨울밤, 전구는 어둠을 밝히며 따스한 불빛으로 공간에 온기를 더한다.
차갑고 고요한 겨울밤, 마당 한가운데 서 있는 눈사람을 떠올려보자. 겨울이라는 배경에서 이 두 단어는 서로 어울린다. 거실에는 크리스마스 전구가 빛을 발하고, 차가운 눈과 따뜻한 불빛이 만들어내는 이 역설적인 장면은 겨울의 본질을 잘 담아내고 있다. 겨울은 차가움 속에서도 따뜻함을 발견하게 해주는 계절인 것 같다.
눈사람과 전구를 통해 균형에 대해 생각해 본다. 삶은 때때로 눈사람처럼 차갑고 고요할 때가 있다. 모든 것이 정지한 것처럼 느껴지고, 세상은 하얗게 덮여 시야를 막는다. 그럴 때일수록 전구 같은 작은 따뜻함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 그저 어두운 방 한 구석 비추는 작고 소박한 빛. 그러나 그 빛으로 방향을 찾는데 부족함이 없다.
당신이 찾고 있는 빛은 당신 안에 있다.
-영화 <작은 아씨들>-
눈사람은 사라질 운명을 타고났다. 온도가 오르면 결국 녹는다. 일시적인 것의 아름다움을 상기시킨다. 삶에서 만나는 많은 것들, 짧은 찰나의 순간이 떠오른다. 찰나라고 해도 순간이 주는 의미는 깊다. 눈사람을 만들기 위해서는 추위를 견디며 손으로 눈을 모아 형태를 만들어야 한다. 겨울의 차가움을 피부로 느낌과 동시에 상쾌함도 전해져 온다.
반면, 전구는 계속해서 켜져 있기를 바란다. 어둠 속에서 길을 안내하기도 하고, 차가운 공간에 따뜻한 분위기를 더하기도 한다. 추운 겨울, 따뜻한 불빛을 바라보며 내일의 희망을 품기도 한다. 눈사람과 전구는 상반된 요소를 가진 존재이지만, 함께 있을 때 큰 의미를 만들기도 한다.
희망이 없던 곳에 희망을 심는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
겨울이라는 계절은 우리에게 상반된 감정과 경험을 동시에 선사한다.
눈사람의 차가움 속에서 따뜻한 전구의 빛을 발견하는 것은 단지 계절적 경험이 아니다. 삶도 마찬가지로 차가움과 따뜻함, 어둠과 빛, 고요함과 생동감이 공존하는 순간들이 있다. 차가운 순간에도 따뜻함을 찾을 수 있으며, 균형 속에서 우리는 역설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눈사람과 전구는 단지 겨울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다. 삶 속에서 맞닥뜨리는 다양한 역설적인 상황을 상징한다. 차갑지만 포근하고, 어둡지만 밝은, 고요하지만 살아있는 겨울밤처럼. 역설적인 경험과 균형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차가움 속에서도 따뜻함을 느끼고, 어둠 속에서도 빛을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살며 잊지 않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