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는 아들
매일 싸웠다
피가 튀었다
동갑이 놀 땐 좋은데
싸울 땐 칼을 치운다
연애 시절엔
별도 달도 다 따준다더니
결혼과 동시에
그 업장은 문을 닫고
"어떻게 사랑이 변하냐? "는 질문엔
"잡은 물고기에 밥을 뭣하러 주냐?"
'자는 걸 그냥 베개로 눌러버려?'
생각도 했었지만
연애시절 지극 정성이
내 발목을 꽉 잡는다
"내가 바람을 피우냐 생활비를 안 주냐?"
자신은 '저세상급 일급수'라며
"사돈에 팔촌을 뒤져봐라
나 같은 남자가 또 있겠나"
남의 남편 여성 편력
확인할 길 막막한데
본인이 저리 당당하니
딱히 반박할 길이 없고
진단이 각양각색인
부부간 정서 불협
뭐 전문가 양반이라고
다 맞기야 하겠냐만
답답함이 극에 달해
맘 잡고 앉아 들어보니
이리 들으나 저리 들으나
저나 나나 함량미달
허나 관련 분야 전문가라고
매일 안녕에 행복만 할까
몇 해 전 들려온
행복 전도사 자살 사건
얼얼했던 뒤통수가
아직까지 생생한데
그뿐인가 미국에선
정신의 자살률이
동급 최강 가히 탑급
미국 의사 한국 의사
대동소이 아니할까
이론과 실제란 이렇게나
극과 극이 범보편적
세상 이치가 그렇다면
자체 해결책 찾아보자
이쁜 점을 찾아보자
자칭 일급수 호소인간
몇 날 며칠을 심층 관찰
아!
'돈 벌어다 주는 사춘기 아들'
이보다 더 정확할까
좀 지랄 맞긴 하더라도
생활비 꽂아주는 아들이라니
물론 진짜 아들 모냥
귀여운 면은 없다지만
반백살 중년 여자
나는 뭐 얼마나 깜찍할까
그렇게 한번 맘먹으니
많은 단점에
눈이 먼다
나름 대치동 8 학군 출신
저도 곱게 자랐을 텐데
"가계부가 뭐 먹는 건가요?"
뒤치다꺼리하느라 용 많이 썼다
끼리끼리 만난다고 누가 그러지 않았던가
저나 나나 도긴개긴이니
둘이 눈이 맞았겠지
우리 인생 뭐 별거 있나
남의 떡은 다 커 보이지만
.
각종 포털글 읽어봐라
사연 없는 집이 없다
저는 내가 다 이뻤을까
모은 사리만 서말일 수도
드라마보고 울기 시작하면
이뻐해 주자 내 늙은 남친
Brunch Book
화, 수, 목, 금,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