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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계영배 Oct 16. 2024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39

넌 정말 꽃 같다, 꼬소한 향기를 품은

Deepak R. Patil

"Even I Can Scare You!!"




넌 정말 꽃 같다
꼬소한 향기를 품은









유난히 가라앉는 어느 날





방에 불도 안 켜고 종일 있는데





오후 느지막이 학교서
아들이 왔다





점심급식에 튀김이 나왔었나
꼬소한 기름 냄새에





애들이랑 뛰어놀았는지
땀냄새도 조금





오는 길
사탕이라도 오물거렸던 걸까


  



달콤 오묘한 냄새와 함께


   



어느새 바지가 짧아진 네가
활짝 방문을 연다





"엄마 왜 불도 안 켜고 있어!"





기차 화통을 삶아 먹은 목소리로





"눈, 정말 나빠지려고 그래?!"





내 말투를 따라 하면서
"큭" 웃음을 참는데




정말 신기하다





불하나 없이도





세상에나





너 하나로 훤해지는 방




"엄마
오늘 저녁은 뭐해줄 거야?"




아직 급식 냄새도
가시지 않은 너는
저녁 메뉴를 묻고




"아들은 뭐 먹고 싶어?"




나는 갑자기
없던 힘이 불쑥 나는데




진짜 이상하다




나타나는 곳마다 생기가 도는 것이




넌 정말 꽃 같다




꼬소한 향기를 품은






"Ben" Michael Jack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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