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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화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38
참이슬 빨간 뚜껑
by
계영배
Oct 1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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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 Jin 李津
"DRAWING OF AN AFFLUENT SCENE"(2007)
참이슬 빨간 뚜껑
"야 빨리 침대에 눕혀 좀 재워라."
따님을 달라며
우리 집에 처음 온날
얼굴이 말간 남친은
참이슬 빨간 뚜껑 몇 잔에
정신줄을 놓았다
"내 그럴 줄 알았다."
"니 아빠한테
그만 먹이라 했더니만은."
상남자 장인은
참이슬 빨간 뚜껑을
자꾸 권했고
생애 첫 영접한
실온의 빨간 뚜껑에
샌님 남친은
처가 첫날
정신줄을 놓는다
처음 온 낯선 집서
드르렁드르렁
코를 골던 말간 청년은
이제 어느덧
반백살 어디쯤
희끗한 머리에
뭐 소주 한두 병은
예삿일이고
실온의 빨간 뚜껑에도
이젠 끄떡 이 없는데
그 말간청년
은
어느 길을 지나
오늘에 왔을까
반주에 좀 일찍 잠든 저녁
그 옛날 얼굴이 언뜻언뜻
그 옛날 침대주인은
잠든 옛 남
친
이불을 살포시 덮어준다
조용히 문을 닫고 나
가
준다
김광석 - "서른 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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