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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계영배 Oct 12. 2024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37

그 여자는 죽었어 자기야

     Photograph by Alexandra Chertulova





 여자는 죽었어 자기야









아들과 남편이

모니터 앞에서 열심이다





남편은 말하고

아들은 듣고





뭐가 사뭇

진지하다





"아니

둘이 뭐 해?"





급 끼어들어보니





싸이월드 시절 즐기던

추억 사진 삼매경





천방지축이

뭣도 모르고 날뛰던 그때





그중 언뜻언뜻 보이는

공허하게 싱싱한 나

그리고 너





"그래도

그때가 좋았지."





퇴역군인

무용담 모냥





남편은 마냥 읊어대고

아들은 듣고





"네 엄마를

신촌 한공원에

앉혀 놓고





물을 사러

잠깐 다녀왔는데





글쎄 네 엄마가

땅에 코 박고





애처럼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더라..."





그때가 그립다며 남편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을

읊고 또 읊어 대는데





' 여잔 죽었어 자기야.'





난 말없이 방을 나온다





'십수 년 전에 애를 낳곤

죽었어.'





나도 그 애가 보고 싶다






선우정아 - "도망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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