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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36

동창을 보았다

by 계영배


Drawing by Raoof Haghighi





동창을 보았다








마트에서

여고동창을 봤다





인형 같았는데

인형을 파는 사람처럼 변해있었다





세월이 비껴갈 순 없지만

얼굴로 세월을 겪은 걸까





곱던 얼굴은

마치 그 친구 엄마 같았다





나라면 싫을 것 같아

급 몸을 숙





혹시 날 본건 아닐까





순간 오만 생각이

머리를 스치는데





두 어깨에

짐을 잔뜩 진 듯





중력 방향으로

굽어진 어깨





자취를 감춘





모찌 같던

흰 피부





나도 이리 망설지는데

저는 어떨까





나는 몇 번을 복해

발을 땅에서 떼었다 붙였다

또 떼었다 붙였다





결국

한참을 망설이던 나는





이내 마음을 접고

발걸음을 리는데





마음은 빙빙

친구 근처를 맴고 있다





"안녕?"

"어머, 잘 지냈니?"





뭔 써보지도 못할 말을

자꾸 연습대고 있다





Jevetta Steele "Calling you"

(Bagdad Caf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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