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43

이젠 라면을 먹어도 암말도 않는다

by 계영배

Carl Randall

"Ramen", (2023)





이젠 라면을 먹어도

암말도 않는다









처음 라면을 찾을 땐 눈이 돌아갔다





'저기 미칬나'





'밥을 차려 놨는데

라면을 찾다니....'





두 번째 라면을 찾을 땐

뒷목이 땡겼다





지금 장난하냐고

멱살을 잡았다





"그냥

정말 갑자기 라면이 땡겨서 그런 거야"





"네 음식이 맛이 없어서가 아닌데..."





거짓말... 거짓말...





영 자신이 없는 난

섭섭함이 쌓이고 또 쌓이고





그렇게 세월이 흘러

나도 식에 자신이 생가던

어느 날





또다시

라면이 땡긴다는

남편의 급도발에





나는 피식 웃음이 나는데





'그래, 갑자기 라면이 먹고 싶을 수도 있지.'





그저 내 자격지심이었을 뿐





난 그날부터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너는 너 먹고 싶은 거

맘껏 먹고





나는 라면 먹는 널 보며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그렇게 우리는 부부가 되어간다





진짜 어른이 되어간다







"Stand By Your Man" Carla Bruni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