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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44

깝치며 계속 꿈을 꾼다

by 계영배

Carl Randall

‘Tokyo Triptych’

from the series 'Notes from the Tokyo Underground'.(2008-2012)




깝치며 계속 꿈을 꾼다









남들 다 가는 해외여행

그렇게 사정사정해도





한번 가줄까 말까 하고





남들 다가는 줄 서는 맛집

한번 가자해도





시간 죽이고

뭔 짓이냐며 혀를 차고





남들 다가는 호캉스





정가고 싶으면

너나 갔다 오라고 하고





같이 백화점 쇼핑은

가본 적이 없어 모르겠고





내가 어쩌다 이런 걸 만났을까





결혼하자고 꼬드긴 내 입술을

쥐어뜯기 근 20 년





왜 남들 다하는 거

너와 나는 할 수 없나





낭만은 개나 줘버린

내 인생 신세타령





근데 저라고 싫었을까?





홀로

먼지 쌓인 새 여권





수줍게 웃는

젊은 너





저 혼자 살면 바꿔도




몇 번을 바꿨을지도

모르는데





네가 그렇게 지독하게

굴었기에




내가

"식견을 넓히네 어쩌네" 하며





사방을 쏘다닐 수 있었던건

아니었을까?





키가 작아지는 병에 걸린 건지





요즘 유독 안쓰러워지는

너의 어깨 아담한 키





네가 그렇게 지독하게 굴었기에

우리가 밥 먹고 산다





내가 글을 씁네 어쩌네

깝치며 계속 꿈을






New Trolls - (concerto grosso) Adag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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