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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쉽지 않다
by
계영배
Oct 2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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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tsuya Ishida
"Convenience store Mother and Child", (1996)
엄마는 쉽지 않다
항상 지나다니는 길
모퉁이에
언제부턴가
몸이 불편한 한 분이
앉아 계신다
어떤 날은 천 원
어떤 날은 잔돈 몇 개
매번 볼 때마다
성적은 영 신통치 않다
한두 번은 지나치다
어느 기분 좋던 날
왠지 마음이 동해
지갑을 열어보는데
천 원짜리 한 장을 집었다
두장을 집었다
아들 눈치도 봤다
오천 원 짜리도 집었다
'한 번 주면
지날 때마다 계속 줘야 할 텐데...'
머릿속에서 계산을 했다가
아들 얼굴도 흘끔 봤다가
결국
눈 질끈 감고
오천 원을
쓱 내려놓고 돌아서는데
"엄마는 역시 착해"
아들이 씩 웃으며
엄지를 치켜든다
"아고
.
..
뭐...뭘...."
역시
엄마 역할은
쉽지 않다
Seong-Jin Cho, Chopin: Nocturne, Op. 9: No.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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