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46

엄마는 쉽지 않다

by 계영배

Tetsuya Ishida

"Convenience store Mother and Child", (1996)





엄마는 쉽지 않다









항상 지나다니는 길

모퉁이에





언제부턴가





몸이 불편한 한 분이

앉아 계신다





어떤 날은 천 원

어떤 날은 잔돈 몇 개





매번 볼 때마다

성적은 영 신통치 않다





한두 번은 지나치다

어느 기분 좋던 날





왠지 마음이 동해

지갑을 열어보는데





천 원짜리 한 장을 집었다

두장을 집었다





아들 눈치도 봤다

오천 원 짜리도 집었다





'한 번 주면

지날 때마다 계속 줘야 할 텐데...'





머릿속에서 계산을 했다가

아들 얼굴도 흘끔 봤다가





결국

눈 질끈 감고





오천 원을

쓱 내려놓고 돌아서는데





"엄마는 역시 착해"





아들이 씩 웃으며

엄지를 치켜든다





"아고...

뭐...뭘...."





역시

엄마 역할은

쉽지 않다







Seong-Jin Cho, Chopin: Nocturne, Op. 9: No. 2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