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박사님의 실수-엄마는 용가리 통뼈가 아니다

by 계영배




오은영 선생님 관련한 글을 읽으려고 오신 분들에게는 다소 의아할 수도 있겠다. 이 사람이 제목을 잘못 적었나 오은영 박사님의 상담에 관한 이야기는 하나도 없고 왠 묻지도 않은 자신의 과거사를 이리도 주저리주저리 써놨는지 말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제목에 이미 다 써놨다. 이번에는 오은영 박사님의 해결책이 맞지는 않는 것 같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 가히 대한민국에서 아이 치료는 물론 이제는 성인 심리 치료계까지 접수하고 계시는 오은영 박사님의 박학다식하시면서 풍부한 임상경험까지 겸비하신 머리에서 나온 해결책은 여태까지는 다 너무도 적절했고 가끔 감탄사가 나올 만큼 기가 막힌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오은영 박사님이 해결책으로 이수진 님에게 sns를 끊으라는 처방을 내리셨을 땐 "아 저건 아닌데... 음 저건 아니야." 하는 말이 영상이 끝날 때까지 내 입가를 맴돌았다.







이분의 사연은 모녀로 이루어진 가정에서 외동인 자녀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또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다고 하여 엄마로서 참 걱정인데 사실 엄마 본인도 부모에게서 사랑을 못 받고 커서 아이에게 친구처럼 편하게는 해주지만 ’ 제대로 된 엄마 역할‘은 못하는 것 같아 걱정이라며 박사님께 해결책을 받고자 상담을 나온 경우였다.







물론 딸인 제나가 속마음 토크에서 엄마가 자신과의 대화를 sns 팔로워나 유튜브 구독자들에게 공개해서 그것이 너무 싫다고 속마음을 비치긴 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던 ”제나의 무기력과 기타의 문제들 해결에 엄마의 sns 활동 중단이 꼭 소환되었어야만 했을까?” 나는 의문이 들었다.







물론 오은영 박사님도 sns 중단만으로 이 상황이 해결된다고 생각하고 말하시지는 않으셨을 것이다. 그러나 난 오히려 엄마인 이수진 님이 sns를 했었기 때문에 이들이 지금 이 정도로 안정적인 모녀가정을 이룰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오은영 박사님은 해당 프로그램에서 엄마인 이수진 님에게 sns 활동이 이수진 님에게는 중요한 사업 활동의 일환일지 모르겠지만 엄마의 sns 활동으로 아이는 ’ 엄마에게 나는 그저 sns로 소통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와 다름없는 존재‘라고 느낄 것이라며 이수진 님에게 sns를 중단할 것을 권유하셨다.







과연 그럴까. 이수진 님과 딸인 제나의 일상은 수진님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엿볼 수 있는데 영상 속의 제나는 사실 요즘 3포 시대니 뭐니 하면서 헬조선을 부르짖고 있는 또래의 친구들에 비해 실로 수많은 명품들을 일상에서 쓰고 입으면서 소위 나름 상대적 금수저의 삶을 누리고 있다.








물론 누군가는 교육적인 측면에서 수진 님의 따님에 대한 그런 행동이 과연 옳은가 이의를 제기하는 분도 계시겠으나 교육적인 측면을 떠나 이 글에서는 오은영 박사님이 이번 케이스에 대해 “아이의 무기력 증상에는 결손가정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을 결핍감에 엄마의 과도한 SNS 활동도 영향을 끼쳤을 것.” 이라며 특히 엄마의 SNS 활동으로 인해 아이는 자신이 엄마의 사랑스러운 딸이 아닌 그저 SNS로 소통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라고 느꼈을 것이므로 엄마인 이수진 님에게 ’ SNS 활동을 중단할 것‘을 제안하신 것에 관해서만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한다.







일단 세상 그 어떤 유튜버가 자신의 구독자에게 그렇게 많은 명품들을 척척 사줄 수 있을까 물론 가끔 무슨 이벤트 경품으로 내거는 경우가 있긴 하나 그 정도와 빈도에서 엄마인 수진님이 제나에게 하는 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물론 이쯤에서 누군가 “아니 지금 박사님의 말씀이 그 얘기가 아니지 않나.” 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얘기가 아닌 게 아니다. 수진 님이 과연 땅 파서 제나에게 명품들을 비롯 지금 그렇게 넉넉한 환경을 제공했을까. 특히 이수진 님은 본인 표현에 의하면 넉넉한 살림을 가진 집안에서 자라긴 했지만 엄마에게서 정서적 재정적으로 남동생과 차별을 많이 당해 상처를 입은 가운데 특히 이혼 후 심리적으로 극심한 고통의 순간에도 자신을 매몰차게 대하는 부모님에게 기대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으며(물론 같은 상황이어도 다 사람마다 입장이 다른지라 수진 님의 경우에도 부모님의 말씀을 또 들어보면 수진 님이 오해하고 계시는 부분도 물론 일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수진 님이 말씀하신 부분의 혹여 반만 맞는 말이고 절반은 다 그녀의 오해였다고 해도 그녀가 자녀로서 상처를 받기엔 적어도 내겐 충분해 보였다.) 결국 이혼 후 몇 년간 부모님과 연락을 끊고 살면서 온전히 자력으로 빚을 얻어 치과를 시작해 이렇게 소위 성공하게 된 케이스였다.








같은 여자, 또 아이 엄마, 또한 착실하고 조용한 모범생 성향이기보다는 실로 가슴에 불을 품고 태어나 참 하고 싶은 것도 많았을 열정적인 여자 사람으로서 수진 님의 그 여정이 얼마나 험난하고 고통스러웠을까... 나는 덤덤하고 심지어 이젠 남의 이야기가 된 듯 무심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그녀의 부모님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참으로 마음이 아팠다.







그런데 참 안타깝게도 그런 그녀의 부모님을 미워할 수만은 없는 것이 실제로 많은 경우 그런 부모님들 역시 당신들도 또 당신의 부모로부터 적절한 사랑의 방식을 경험하지 못했던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렇게 본다면 수진 님의 부모님 특히 어머니에 관해 한없이 측은지심(惻隱之心)이 올라오기도 한다. 누구나 보통의 부모라면 아이에게 어떤 식의 양육 태도를 가지는 것이 이상적임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자녀에게 그렇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방향으로 행동을 하셨다면 아마 모르긴 몰라도 본인 자신도 딸에게 순간적으로 그런 상처 주는 언행을 하긴 했지만 또 돌아서서는 금세 ’ 나는 정말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데 오늘 또 왜 나는 그렇게 모질게 딸을 대했을까.‘ 하며 아마 수십 번도 더 가슴을 치셨을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우리가 살다 보면 아이와 아무리 가깝다고 해도 아이와 함께 나눌 이야기가 있고 나눌 수 없는 이야기가 있는 법이다.







수진 님도 방송에서 어머님이 부족한 아버님의 사랑을 이유로 심적으로 힘들어하셨다고 언급한 부분이 나오는데 아마 모르긴 몰라도 수진 님의 어머님은 어린 수진 님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여린 분이었을지도 모른다.







마음이 여린 사람은 남들에게 상처도 잘 받지만 자신의 상처받은 맘을 단단히 감추는 데도 서툰 법인데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쩌다 자신의 상처가 건드려지기라도 하면 그간 상처를 간신히 대충 동여매 놨던 끈이 작은 자극에도 쉽게 툭 끊어져 버리고 만다.







그렇게 되면 결국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장 편한 이에게 그간 해결하지 못한 채 그냥 대충 덮어뒀던 부정적인 감정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와버리는데 그 대상은 보통 어른보다 작고 힘없는 아이들인 경우가 많다.







물론 우리는 다 큰 어른이고 또한 자식에게 본이 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부모이긴 하다. 그러나 우리 중 얼마나 많은 이들이 과연 “나는 그 어떤 세상 풍파가 와도 멘털이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고 한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에게 언제나 믿음직스럽고 강인한 모습을 한결같이 보여줄 수 있다.” 고 장담할 수 있을까







엄마는 용가리 통뼈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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