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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zetto Jun 21. 2024

핸섬 가이즈 단상

연남. CGV. 핸섬 가이즈.

* 다른 텍스트의 한 줄 평들이 궁금하시다면 왓챠피디아(Gozetto)나 키노라이츠(Gozetto1014)를 보시면 됩니다.

장르적 규범 안에서 B급으로 친 장타(3.5)

B급 오컬트코미디로 이만큼 웃길 수 있는 영화가 나오다니. 잘 만든 B급을 정의하라면 느슨하게 꿰매진 진주라 하겠다. 엉성한 것과는 다르다. <핸섬 가이즈>는 서양 공포 오컬트 장르의 전형적인 서사를 그대로 따라간다. 외딴 시골로 놀러온 젊은이들이 어떤 의문의 장소로 갔다가 성적으로 가장 방종한 이들부터 차례대로 살해당하는 이야기. 그렇기에 때때로 굉장히 과할 정도의 잔인한 연출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과한 연출은 마찬가지로 과한 인물성과 코미디로 가려진다. 정확히는 이 영화에서 공포와 오컬트는 영화의 B급 감성을 더 제대로 느끼게 하는, 관객 각성 수단처럼 보인다.

출처. 왓챠피디아

못생김조차도 연기해버리는 이성민 배우와 이희준 배우의 연기를 시작으로 재필과 상구는 겉은 무서워도 속은 따뜻하면서 자기애는 충만한 인물이 된다. 세상 어디에도 없을 순수한 이 두 인물은 외부의 편견 가득한 자극에 너무나도 예상외의 반응을 보여 웃음을 유발한다. 영화는 외적으로 핸섬하지 않지만 내적으로 핸섬한 이들의 행보를 공포 오컬트 서사에 더하는 것을 넘어 기반으로 삼는다. 영화는 재필과 상구를 통해 잔인한 공포 오컬트가 아니라 오히려 공포 오컬트를 활용해 재필과 상구의 내 집 마련 이야기에 집중하게 한다. 이따금 과하게 잔인한 듯한 연출은 재필과 상구의 코미디에 면역이 생길 법한 관객을 긴장하게 해 코미디에 편하게 반응하도록 한다.

출처. 왓챠피디아

오히려 B급스러운 과한 연출과 느슨하되 익숙한 서사 구조가 <핸섬 가이즈>만의 일관성을 만들어 영화의 맛을 살린다. 세상 어디에도 없을 천사 재필, 상구, 미나와 그들에게 달려드는 불청객들, 그 와중에 깨어난 악마. 알게 모르게 나와 한 번씩 반가운 놀라움과 시원한 웃음을 주는 배우들.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시리즈, 처키, 좀비 등 별별 공포 오컬트 영화의 오마주. B급으로 대통합해 코미디 장타를 때리는 <핸섬 가이즈>가 어디까지 날아갈지 기대된다. 여름에 극장을 찾을 이유가 될 코미디 영화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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