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공간 대여업의 시작-임대에 대해 너무 몰랐다.

임대할 때 고려해야 할 점들

by 책먹는여우랄라

임대에 대해 너무 몰랐다. 이 작은 공간을 구하는데 6개월이 걸릴 줄이야.


사업을 하기로 마음먹고 item을 정하고 나니, 그다음 할 일은 사업을 펼칠 공간을 임대하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상업 공간의 임대라면, 하고자 하는 사업 유형에 맞는 입지조건, 유동인구, 접근성, 경쟁업체의 유무, 가격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공간 대여업은 달랐다.

온라인상에서 검색해본 여러 공간들과 직접 가 봤던 공간들을 분석해 볼 때, 일반적인 상업공간과는 다른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다. 공간을 대여하는 사람들의 needs는 물건이나 음식을 소비하는 사람들의 것과는 다른 방향에 있었다. 그들은 다른 이들에게 방해받지 않는 자기들만의 아늑하고 편안한 공간을 원했고 그 공간에서의 예쁜 추억을 남기고 싶어 했다. 그러한 욕구들이 옥탑방 혹은 주택가의 한적한 작은 집, 자연광과 사진 찍기 좋은 장소, 예쁜 조명과 인테리어 등의 키워드로 표현되어 나타났다.


그런데, 문제는 '공간 대여'라는 사업이 아직 크게 성행한 상태도 아니었고 프랜차이즈가 있어 본사에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참고할 기준이나 잣대가 없다는 것이다. 고작해야 최근에 나온 책 한 권이 전부였다. 그러니 혼자 생각하고 혼자 판단할 수밖에 없었고, 다른 공간 대여업의 홈페이지를 둘러보거나 비슷한 유형의 서점이나 북카페에 관한 책들을 참고하며 입지 조건들을 나름의 방법으로 정리해 보았다.


[공간 대여업을 위한 임대 시 고려해야 할 점]

* 임대공간은 사업자 거주지역과 최대한 가까운 곳이 좋다.

1) 효율적인 시간관리가 가능하다.

공간 대여업을 하는 목적 중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아마도 가장 큰 것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재테크와 같은 부수입을 올리는 데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책이 있는 공간을 통해 독서 모임을 활성화하고 지친 사람들에게 쉼과 채움을 주는 공간을 만드는 목적도 컸지만 수익을 내면서도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아이들과의 시간을 놓치지 않고자 하는 면도 컸다. 그러려면 최대한 시간을 아껴야 한다.

공간 대여업은 공간 자체가 상품이다. 좋은 상품은 질이 좋아야 하며 언제든 필요로 할 때 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공간 대여업에서는 공간이 상품이므로 좋은 공간이 되도록 유지,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 있음은 물론이고 편안하고 아늑한 공간을 누리기 위한 비품이 필요로 할 때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잘 구비되어 있어야 한다. 또한 공간 사용 상 문제가 발생할 경우, 빠르게 대처해 사용자의 불편을 최소화하여야 한다. 그러려면 사업자의 거주지역과 최대한 가까워야 한다.


2) 초기 사업의 홍보는 지인으로부터 시작된다.

어쩔 수 없이 사업 초기에는 아는 사람으로부터 시작된다. 아는 사람이 새로운 누군가를 초대하고 그가 또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식의 영업이 이루어진다. 내가 오래 살아온 지역에는 다른 곳에 비해 더 많은 인맥이 포진해 있기 때문에 상품 영업에도, 관리와 유지에도 지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마음에 드는 공간이라면 일단 계약금을 걸어 '잡아두기'를 하자.

몰랐다. '잡아두기'를 해야 한다는 것을. 향유를 임대하기 까지 임대에만 6개월 이상이 걸렸다. 코로나 시국이었고 장사가 안 되어 문을 닫는 상가가 많다길래 임대를 만만히 여겼던 것 같다. 임대를 구하던 초반에 마음에 드는 공간이 있었다. 남편과 나는 임대하고자 하는 공간의 기존 사업자와 시간을 맞추어 계약 날짜만 잡아두고 돌아왔다. 순진하게도 마음에 드는 물건이 그 시간까지 순조롭게 기다릴 거라 생각했었던 것이다. 그런데 아니었다. 임대계약은 계약금을 먼저 건 사람에게 우선권이 있었다. 말보다 두 사람 간의 약속보다 돈이 먼저였고 조금이라도 권리금을 더 주겠다는 사람이 먼저다.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긴데, 친구와의 약속처럼 마음이 통하고 시간을 정하면 계약이 이루어지는 줄 알았던 것이다.

내게 마음에 드는 공간은 다른 이에게도 분명 마음에 든다. 그러니, 그곳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면 돈(계약금)을 먼저 걸어야 한다.


* 임대료는 1백만 원 초반을 넘지 말자.

공간 대여업의 상품은 공간과 시간이다.

이 두 가지는 완벽히 부동의 것이다. 공간을 내 맘대로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무리 날고 기는 재주가 있어도 24시간을 30시간으로 늘릴 수도 없다. 정해진 공간과 시간을 파는 사업이기에 수익의 한계점이 명확하며 아무리 인기가 많고 아무리 사업주가 다재다능해도 주어진 시간 이상을 판매할 수 없다. 그러므로 수익을 조금이라도 더 높이려면 고정비를 낮추는 수밖에 없다. '그게 가능할까? 너무 제한적인 것 아닌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음식점이나 상품 판매업과는 다른 공간 대여업의 특성을 이해한다면 가능한 일이다.

*공간 대여업의 경우, 주위의 시선이 잘 닿는 1층, 오히려 선호하지 않는다.

대체로 사업을 위한 공간을 임대할 때에는 1층이 선호된다. 사람들의 눈에 잘 띄어 인지도도 쉽게 올릴 수 있고 소비자의 유입도 쉽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임대료 역시 1층이 2, 3층이나 지하보다 훨씬 비싸다. 그러나 공간 대여업의 경우는 다르다. 공간을 대여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모습이 다른 사람의 눈에 쉽게 띄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모임원끼리만의 아늑하고 편안한 공간을 선호한다. 때론 아지트처럼 자신들을 숨겨줄 공간을 찾기도 한다. 다른 이들로부터 분리된 우리들만의 공간을 누리고 싶은 욕구가 공간 대여업의 주요 욕구일 것이다. 그러니 1층보다는 2, 3층 또는 아예 자기들만의 야외 테라스를 누릴 수 있는 옥상 공간이나 단독주택을 개조하여 자신들만의 개별 공간을 제공하는 곳을 선호한다.


* 채광이 중요하다.

대여 공간 중에서도 옥상형 그리고 자연광이 잘 드는 공간이 인기 있는 추세다. 집이 아닌 공간을 대여하는 목적으로는 모임을 갖거나 파티를 열거나 소규모 회의나 강의, 그리고 소수의 사람들만의 추억 쌓기가 중심이다. 거기에는 사진이 빠질 수 없다. 사진이 잘 나오는 조명도 인기가 있지만, 요즈음은 자연광을 이용한 사진이 대세다. 채광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기에 옥상정원 스타일이거나 남향을 선호하며 이런 이유로 공간 사업자들의 홈피에는 자연광이 가장 잘 드는 시간과 자연광을 이용한 샘플 사진을 홈피에 올려 홍보하기도 한다.


*화장실이 중요하다.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자연스레 화장실을 이용할 일이 많다. 그런데, 우리끼리 아늑하고 편안하게 있다가 화장실은 저 멀리 찾아 나서야 한다면 무척 불편할 것이다. 더구나 공간 대여는 대체로 24시간 운영되기 때문에 밤 중에 화장실을 찾아 밖으로 나가는 일은 불편할 뿐 아니라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이용객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다.


*주차공간이 있다면, 선호도가 높아진다.

요즘 시대에 주차는 무척 중요하다. 약속 장소를 정하거나 새로운 곳에 갈 때에 요즘 세대들은 주차공간의 유무를 꼭 확인한다. 그러므로 주차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선택 순위에서 밀린다. 주차 공간이 확보되어 있다면 선택에 있어 플러스 점수가 주어질 것이다. 그러나 임대료가 낮은 작은 2, 3층 공간의 경우 주차장까지 빼주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그렇다면, 공영주차장이 어디쯤에 있는지 확인하자. 가까운 곳에 공영주차장이 있다면, 장점이 될 것이다. 그리고 공간 페이지에는 꼭 공영주차장까지의 거리와 위치, 이용방법과 이용요금을 함께 계시하자. 차를 보유한 손님들도 이용에 불편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해주어 차량 보유 고객을 놓치지 말자. 주차장이 있고 없고에 따라 고객의 유입률이 현저히 달라질 수 있다.


그럼, ‘향유’의 공간은 완벽할까?

'아니다.' 홀린 듯 시작했기에 위에서 열거한 것들을 하나하나 따지지 못했다. 사실 위에 적은 내용들은 사업 시작 전에 어렴풋이 만 알고 있었다. 오히려 사업이 시작된 이후에 많은 부분 그 중요도를 더 깨달아 가고 있기에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더 크다.

되돌아보면, 공간 크기가 조금 더 컸으면 좋았을 테고, 임대료도 더 낮출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테고 무엇보다 집에서 가까운 위치였다면 무척 좋았겠다 싶다. 사실 임대를 위해 6개월을 찾아다니다 보니 많이 지쳐있기도 했고, 인테리어가 무척 마음에 들어 다른 것에는 마음을 두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임대는 없다. 어디에도 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갖춘 공간이란 없다. 내가 하고자 하는 사업 유형을 이해하고 중요하다 여겨지는 몇 가지가 일치한다면, 나머지는 만들어가야만 한다. '향유'역시도 지금 느끼고 있는 단점들은 최소화하고 갖고 있는 장점들을 최대한 부각해 공간을 활용하고 사업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향유에는 여러 장점들이 있다. 넓은 주차장이 있고 이전에 인테리어 쇼룸이었기에 다시 인테리어를 할 필요가 없어 인테리어 비용을 아낄 수 있었고 인테리어 분위기가 내가 추구하는 방향과 잘 맞아 만족스러우며 요즘 이 근처로 사람들이 많이 유입되며 핫한 장소로 인기가 상승하고 있으며 주변에 산이 있어 한적하고 편안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장점들을 활용하여 사용하고 싶은 공간, 만족이 있는 공간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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