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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달 Sep 11. 2023

가장 위험한 나라

이스라엘은 위험한가


“거기 폭탄이 터졌는데 무섭지 않아?”


필리페와 하이파 여행을 가려고 한다고 사람들에게 이야기했을 때였습니다. 며칠 전 하이파의 한 카페에서 폭탄 테러가 있었거든요.


"전 세계에서 테러 1위는 우리나라야. 이 정도는 괜찮은 것 같아"


필리페는 콜롬비아에서 일어나는 납치와 테러에 비하면 여기는 안전한 곳이라 여행하는 데 무섭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한국도 위험할 수 있지"


여기에서 뉴스를 보다 보면 한국은 당장 내일 전쟁이 터질지도 모르는 이슈가 매일 터집니다.


이스라엘을 돌아다니다 보면 전쟁이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일단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테러나 보복폭격, 오인 총격 같은 사건을 뉴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버스터미널이나 맥도널드 같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입장할 때 짐검사가 상당이 엄격하게 되고 있었습니다.


공식적인 스케줄로 단체버스로 이동할 때는 무장한 경호원과 같이 가게 되어있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일반 파티에서도 적절한 안전조치를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키부츠에서도 신년 파티 같은 전체 모임을 할 때, 아이들이 문 앞에 서서 일일이 마을 사람인지 확인하도록 하는 것을 보았을 때, 그들이 느끼고 있는 위험의 정도를 알 수가 있었습니다.


길거리에 다니다 보면 총을 든 군인을 돌아다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종종 멋지게 총을 든 여군들이 여행객들의 사진에 잡히기도 합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남녀 모두 징집되는 나라에서, 군인들은 휴가 때에도 총을 휴대하고 다닌다고 합니다. 휴가 중에 전쟁이 발발했을 때는 본대로 복귀하기에는 이미 늦었으니, 가장 가까운 군부대에서 다시 부대를 재편해서 전쟁을 수행하도록 되어있다고 합니다.


다른 나라가 보면 우리나라도 민방위 훈련, 을지훈련, 예비군 같은 걸 민간인들도 계속하니깐 꽤 전쟁 준비를 하는 것처럼 보이겠지요.


아이러니하게, 이렇게 군인들이 자주보이는 나라일수록 치안은 좋은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도둑이나 소매치기, 강도 같은 사건은 많이 없고, 있어도 주변에 군인이나 경찰의 눈에 띄지 않는 선에서 작게 하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전쟁에 위험이 없는 서유럽 쪽에서 일상적인 범죄가 더 눈에 띄는 것 같았습니다.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의 경우 모든 여행객들이 소매치기나 사기꾼을 조심하는 것을 상식으로 알고 조심하고 있고, 독일이나 영국, 북유럽은 소매치기는 별로 없는데 강도나 마약, 인종 혐오 범죄 같은 것이 주의해야 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과연 안전한 곳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연환경 자체가 위험한 곳도 있었고, 외국인을 잘 못 봐서 어떻게 대할지 몰라서 위험해지는 곳도 있었던 것 같거든요. 개인적으로 소매치기나 말로 바가지 씌우는 정도면 안전한 정도가 아닐까 생각하지만 그런 곳을 더 싫어하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어디를 가든 현지인들이 지키는 정도의 규칙을 잘 지키면 큰 문제는 없었지만, 오히려 여행객이 많이 없는 곳에서는 눈에 잘 띄기도 하고 더 조심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배낭족들은 저렴하게 여행을 다니다 보니 더 위험해 보이는 곳으로도 다닐 때가 있는데, 나름의 요령과 원칙을 잘 지키면 크게 위험한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세계에 못 갈 곳이 없는 용감한 배낭족들도 전쟁 중이거나 내전 중인 지역은 반드시 피하는 것이 좋다고들 합니다. 요령과 원칙으로 피해 갈 수 없는 위험도 있으니깐요.


1. 하이파: 이스라엘 북쪽 해변에 있는 항구 도시.

2. 무장경호원: 이스라엘에서 버스단위로 여행을 할 때는 무장경호원이 동승하도록 되어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일시적으로 고용된 경호입니다. 이집트에서도 남부지역을 여행할 때는 경호 인력이 동행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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