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와 '-에서'는 어떻게 다른가!
2차 면접시험에서는 이런 것도 물어본다고 했다.
보통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일정 교육을 받고 나면 한국어 문법을 다시 공부하거나 문법책을 보는 일은 거의 없이 살아갈 것이다.
뜻이 정확하지 않은 한자어나 사자성어의 뜻을 알기 위해 검색을 하거나 맞춤법을 찾아보는 것도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 않을까?
그러나 한국어는 사실 상당히 어려운 언어라고 생각한다.
처음 자음, 모음을 접할 때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4개로 수가 적고 음가가 하나씩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연음, 유기음화, 유음화, 구개음화 등 발음 규칙으로 들어서면 낯빛은 달라진다. 받침이 두 개 있는 낱말의 발음에 들어서면 눈이 똥그래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동사나 형용사의 불규칙에 들어서면 한 번쯤은 책상에 엎어진다.
나는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한다. 나의 대상은 주로 결혼이민자들이다.
10여 년 전쯤 난 목포에 있었다. 남편 직장 때문에 길고 길게 살던 서울 경기권을 벗어나 낯선 언어 속에서 부부애가 끈끈해지는 중이었다.
그 지역에서 유명하다거나 볼만하다는 곳을 돌아다니는 것은 얼마가지 않아 바닥을 드러냈고, 남편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것도 매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나마 심적으로 가까운 거리 제주에 있는 후배에게 전화를 했더니 시험을 보러 간다고 했다.
"무슨 시험?" 한국어교육능력자격검정시험이라고 했다. 무슨 이름이 그렇게 긴가. "그럼 나도 한 번 도전해 볼까?!" 시간도 많은데 "노느니 장독이나 깬다고."
그러나 앙드레 지드는 이렇게 말했다. "우연은 신의 다른 이름이다."
'국어'나 '외국어로서의 한국어'를 전공하지 않은 나는 사이버대학이나 자격증시험을 통해야 했다. 2년 학점을 이수하고 자격증을 취득하는 방법과 양성과정 이수 후 시험을 치르는 두 가지 방법이 있었다.
나는 이수인정강의를 듣고 시험을 치르는 쪽으로 빠른 길을 잡았다. 산업인력공단의 시험은 일 년에 한 번 있었고, 떨어지면 내년을 기약해야 했으나 설마 떨어지겠나 싶었다.
하, 그런데 문제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세상 쉬운 시험이 어디 있겠나마는. 떨어지면 어떻게 낯을 들고 다닐지가 먼저 걱정이 되었다. 흔히 국어 시험에서 떨어졌다고 생각할 것이니 말이다.
필기시험을 통과하고 나니 이제 2차는 면접이라고 했다. 자격증을 주면서 논술도 아니고 무슨 면접인가 싶었고 그 범위가 너무 방대할 것 같아 무엇을 물어볼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문법일까, 아니면 교육방식이나 철학에 대한 것일까? 기출문제라고 나와있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에이, 모르겠다. 어찌어찌 되겠지. 그동안 공부했던 것이 있고 읽은 책이 있고, 나름 교사자격증도 있지 않은가.
국립국어원에 한국어교원자격증을 신청했다. 한국어교원자격증을 취득한다는 것이,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의미의 일을 하게 될 것이라는 마음가짐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 과정도 생각보다 절차가 복잡하고 귀찮은 일들을 처리해야 하는 시간들을 필요로 했다.
단계마다 신청, 또 신청.
초봄 막 꽃이 피려고 할 때 시작한 출발은 그해 겨울 끝에 끝났다.
자격증을 손에 쥐자마자 나는 외국인을 만나게 되었고, 외국인이지만 한국인인 것 같은 사람들, 한국인이지만 외국인인 것 같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인생에 상당한 의미를 갖게 되는 일을 하게 되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 지금은 가족센터 -의 한국어 교육을 크게 분류하면 센터에 신청자들이 모여 학습하는 사회통합프로그램, 결혼이민자한국어가 있고, 센터에 올 수 없는 대상자들의 집에 방문하여 신청자와 그 자녀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이 있다.
10여 년 외국인과 그의 자녀들에게 한국어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그들의 삶과 도전, 좌절과 극복을 보고 생각하게 되었다.
어느 인생도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으며, 비슷한 고통이 있고, 어떻게 헤쳐나가는가에 따라 조금씩 다른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나는 힘들 때 그녀들에게서 배운다.
우연은 신의 다른 이름이다.
-에 가다/오다 : 명사에 붙어 행위의 도착지나 목적지를 표현
-에서 : 명사에 붙어 동사와 함께 행위나 동작이 이루어지고 있는 장소를 표현
'한국사람으로 살아가는 그녀들'은 4개의 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단계 : 문 앞에서 멈추다 - 낱말 모으기
2단계 : 문 밖으로 나서다 - 문장 만들기
3단계 : 한국 사람을 만나다 - 자신 있게 내뱉기
4단계 : 나도 한국 사람 - 한국어로 울고 웃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