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ㄹ지도 모르다
4단계 마지막 단원의 문법은 '-(으)ㄹ지도 모르다'이다. 앞으로 또 10년 후 그녀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지 알 수 없다.
우리는 사실 내일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지나고 보면 지나온 날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날들이 지나갔음을 알게 될 뿐이다.
그렇지만 여러 날 혹은 많은 날이 지난 후 상당히 달라져 있는 그녀들을 만나게 된다.
정해진 수업이 끝나고 나면 난 그녀들과 연락을 이어가지 않는다.
책임감은 거기까지.
그렇지만 그녀들의 한국어 공부는 끝이 없다. 가족이 있거나 남편과 대화를 많이 나눌수록 속도감 있게 말이 늘지만, 대부분 한국사람처럼 말하기를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도 그녀들은 아이를 키우고, 직장을 다니고, 사장님이 되기도 한다. 들려오는 소식이 어떤 것인가에 따라 나는 안심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지만 따로 연락을 취하는 일은 드물다.
명절이나 스승의 날에 문자를 오면 답장을 하는 정도다.
그녀들이 국적을 취득하여 주민등록증을 받았다는 소식은 가장 기쁜 소식이다. 그녀들은 주민등록증을 들고 사진을 찍어 보내주곤 한다.
싹튼 나무가 하루가 다르게 키를 키우듯 그녀의 아이들은 쑥쑥 자란다. 한 해만 지나도 못 알아볼 만큼 성장해있곤 한다. 아이들의 성장은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녀들은 점점 아름답고 세련된 사진들을 자랑하고, 아이들은 커가면서 점점 의미를 알 수 없는 사진을 보여준다.
이 일에 대한 열정이 한참 절정이었을 때, 한국어 강사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카페를 만들어 보기도 하고, 자녀 서비스에 응용했던 활동들을 블로그에 공개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온라인으로 한국어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상을 만들어 공개하면 좋을 것이란 계획을 세우기는 했지만, 그녀들의 이야기를 글로 쓰겠다는 생각은 급작스런 것이었다.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하고, 혹 그녀들이 이 글을 읽게 되었을 때 그녀들의 삶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으로 오해할 여지도 있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난 그녀들의 가족이 이 글을 읽기를 바란다. 그녀들이 얼마나 잘 성장하느냐에 따라 그 가정의 색깔과 모양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관련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읽기를 바란다. 책상에 앉아서 전해지는 얘기를 듣는 것과 직접 만나서 알게 되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읽기를 바란다. 갖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한 걸음 씩 앞으로 나아가 엄마가 되고, 사회인이 되고, 국민이 되어가는 그녀들은 이웃이기 때문이다.
그녀들이 성장하는 동안 나 또한 갖가지 일을 겪어야 했다. 어려운 일을 겪었을 때, 내가 그녀들을 만나는 이 일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 있었다. 그녀들의 삶에서 자극을 받기도 하고, 부러움과 존경심이 생기기도 하고, 그녀들의 성장과 함께 고통을 이겨내는 순간들을 같이 통과할 수 있었다.
'인생 고통 총량의 법칙'이 나에게도 작용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녀들이 즐겁고 씩씩하게 한국사람으로 살아나갈 수 있기를 언제나 기대한다.
-(으)ㄹ지도 모르다 : 동사, 형용사와 함께 확실하지 않은 내용을 추측하거나 짐작하여 말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