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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이 Aug 11. 2021

[교행일기] #37. 특별한 손님

특별한 손님


"안녕하세요!"

행정실 빼꼼히 열리더니 동그란 얼굴이 불쑥 들어왔다. 통통한 학생이 행정실을 찾았다.

"우리 학생이 어쩐 일로 행정실을 들렸을까?"

솔이 주무관님의 특유의 친화력으로 잔뜩 겁을 먹은 얼굴을 점차 밝아지게 했다.

"돌봄교실에 아무도 없고 불이 꺼져 있어서 무서워서요."

똘망똘망하게 대답한 아이지만, 불이 꺼져 있는 곳에 혼자 있기에는 무서웠나 처음 오는 행정실에 문을 열고 도움을 청한 것이었다.


"우리 학생은 몇 학년 몇 반이야?"

"1학년 3반 김다웅(가명)이에요."

솔이 주무관님은 학생을 행정실 중앙테이블에 앉히고는 자신이 입이 심심할 때 먹으려고 가져다 놓은 젤리 통에서 젤리 두 봉지를 꺼내 학생 앞에 내려놓으며 더 이야기를 했다.


학생의 입에서는 처음 행정실에 올 때의 긴장감과 두려움 대신 환한 미소로 솔이 주무관님과 대화를 하고 있었다. 조금 있으니 밖에 돌봄교실 친구들이 왔는지 다웅이는 행정실에 꾸벅 인사를 하고 친구들을  보러 간다고 했다.


"다웅아! 다음에도 돌봄교실에 아무도 없으면 와도 돼."

솔이 주무관님은 다웅이에게 얘기를 하자 다웅이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하고는 친구들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갔다.


그 후로 다웅이는 행정실의 특별한 손님이 되어 거의 매일 같이 찾아왔다. 솔이 주무관님이 자리를 비우면 연이도 같이 다웅이의 친구가 되어 잠시 동안 다웅이의 무서움과 두려움의 존재를 잊게 해주었다. 며칠이 지나자 솔이 주무관이나 연이를 보면 다웅이의 친절함의 표시인지 '다웅아~~' 부르면 '선생님~~~'하고 안겼다. 연이는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다웅이가 우리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어느 새 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했고 다웅이는 행정실에 찾아오지 않지만 화장실을 가거나 급식실에 갈 때 다웅이를 만나면 언제나 먼저 달려와 마음을 전했다.


다웅이는 그렇게 행정실의

특별한 손님

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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