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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ny Mar 25. 2022

졸업식

축하합니다!!

다시 아침이 밝았다. 지영이는 알람을 끄고 일어나 기지개를 켠다. 

'어휴 졸려...' 

지영이는 능숙하게 바나나 1과, 딸기 3알을 씻고, 우유를 넣어 믹서기 버튼을 누른다. 믹서기가 돌아가는 동안 학교에서 간식으로 먹을 고구마 빵, 구운 달걀 2개도 작은 도시락 통에 넣는다. 처음에는 건강한 아침을 챙겨 먹을 수 있을까 스스로도 고민했었지만, 생각보다 습관을 들여보니 어렵지 않았다. 완성된 스무디를 한 모금 들이키자 정신이 맑아진다. 

'기분 좋군....'

고구마빵은 손으로 머랭 치는 일이 힘들어서 두 번은 하지 않을 예정이다. 그래도 머랭을 직접 쳐본 것은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고구마빵을 만들면서 베이킹에 대해 관심이 생겼고 생각보다 맛이 좋아서, 다음번에는 새로운 간식을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조금씩 시작하니 못할 것도 없는 것 같다. '오늘 저녁은 냉장고를 탈탈 털어 참치김치볶음밥을 만들어야지'


재욱이는 어제 야근하고 또 밤늦게 들어왔다. 익숙해질 만도 한데 아침은 매번 일어나기 힘들다. 

그래도 어제 회사 앞 빵집에서 산 호밀빵 하나에 같이 산 크림치즈와 잼을 발라서 우걱우걱 씹는다. 목이 막힐 수 있으니 저지방 우유도 한 컵도 함께 마셔주었다. 아침식사로 하루를 시작하니 힘이 좀 나는 것 같다. 속도 든든하다! 회사 앞 편의점에 들러서 단백질 보충을 위해 삶은 계란 2개 꾸러미를 구입했다. 

'아... 이 정도는 집에서 밥솥으로 금방 찔 수 있는데... 돈 아까워... 집밥을 해 먹어야 하나...' 

재욱이는 투덜거리며 회사에 올라간다.


짧지만 길었던 3주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오랜 자기만의 생활 패턴 속에 지영이처럼 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요리를 시작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영이는 보통 아침에 늦게 일어나 시리얼만 먹던 친구였는데, 아침에 과일을 먹기 시작했다. 또 전자레인지로 만든 야매 베이킹(?)이기는 하지만 스스로 머랭도 쳐보고, 빵도 만들어 본 경험도 생겼다. 그리고 이제는 집밥도 종종 해먹을 만큼 주방에서 요리하는 자신이 많이 친숙해졌다. 

반면, 재욱이처럼 시간이 없는 사람에게는 3주 동안 요리는 시작도 못하고 끝나게 되어 버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침을 매번 굶고 과자로 오전을 버텼던 재욱이가 이젠 호밀빵 토스트로 하루를 시작하고, 편의점에서도 그룹 3의 달걀을 선택하며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을 찾아나가고 있다. 그가 배운 영양 지식들은 언젠가 그가 건강을 챙길 마음과 시간적 여유가 생길 때 마침내 건강 집밥을 도전하도록 이끌어주리라 믿는다. 


다음은 당신이 3주 동안 열심히 따라왔다면 얻게 되었을 요리기술과, 채워진 식재료, 그리고 만들 수 있는/만들어 본 음식 리스트이다.

단계 1: 조리방법

기본 칼질 - 슬라이스, 다이스, 다지기 [4화]
조리방법 - 소테, 계란 조리 (스크램블 에그, 두 가지 오믈렛) [4화], 육수내기[5화], 포밍화/머랭 치기, 계란 삶기, 고구마 익히기 [9화], 낮은 온도 조리원리, 높은 온도 조리원리, 스웨팅, OO 오일 뽑아내기 [11화], 다양한 플레이팅

단계 2: 집에 모아둔 재료 *식선식품 제외

D(실온): 설탕, 소금, 후추 (통후추 그라인더 추천), 올리브 오일, 꿀, 잼, 쌀, 김, 양파, 마늘, 참치캔, 견과류, 오트밀, 고구마, 감자, 옥수수 통조림, 건파스타면
D(냉장): 배추김치, 된장, 고추장, 고춧가루, 간장, 참기름, 굴소스, 마요네즈, 깨, 슬라이스 치즈, 버터, 카레분말, 블록 치즈
D(냉동): 냉동밥, 냉동파, 냉동빵, 냉동 베리류, 얼린 청포도, 냉동 모차렐라 치즈
C: 사과, 당근, 계란, 토마토소스

단계 3: 만들어본 메뉴

다양한 볶음밥, 다양한 죽, 다양한 주먹밥, 밥버거, 캐러멜라이즈드 어니언, 참치마요, 과일 스무디, 다양한 오트밀 죽, 구운 계란,  간단한  전자레인지/밥솥 빵, 감자 샐러드, 고구마 샐러드, 콜드 샐러드 샌드위치, 된장찌개, 김치찌개, 고추장찌개, 새우젓 찌개, 카레, 불고기, 제육, 토마토 파스타, 볼로네제 파스타, 까르보나라, 다양한 파스타


레시피 아닌 레시피를 따라오느라 수고했다. 

이제 레시피 보는 것에서 당신은 졸업해도 좋다. 지금보다 조금 더 요리에 익숙해지게 되면 재료 리스트만 보고도 요리방법이 바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 건강한 음식인지, 나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게 하려면 어떻게 먹어야 할지 이해하는 눈이 생겼으리라 믿는다.



완주한 당신! 

이제는 자신만의 독차적인 요리를 만들어 주세요! 

이번에 당신이 요리해볼 새로운 [단백질]은 무엇인가요?

제철 [야채]와 [과일]은 무엇인가요?


초보 자취생의 집밥 도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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