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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ny Mar 23. 2023

2023년 뉴욕 최고의 크루아상 경연대회

사진 출처: Frenchly official website

많은 이들의 간단한 아침식사로 크루아상과 같은 페이스트리는 자주 등장하는 메뉴입니다. 버터로 겹겹이 층층으로 쌓아 구운 바삭하고 고소한 페스튜리는 가벼우면서도 든든한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죠.


그런데, 이처럼 이미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크루아상이 유행에 민감하고, 푸디들이 넘쳐나는 뉴욕에서 주목을 받으려면 도대체 얼마나 더 맛있고 특별해야 하는 걸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뉴욕 맨해튼에 '최고의 크루아상 경연대회'가 열렸다는 소식을 듣고, 푸드매거진이 달려가보았습니다.

‘프렌치 모닝’ 잡지사에서 주관하는 ‘2023년 뉴욕 베스트 크루아상 경연대회’

지난 3월 19일, 뉴욕 맨해튼에서 '2023년 베스트 크루아상 경연대회'가 열렸습니다. 이곳 대회에 지원한 1,600여 개 중 심사를 통해 선정된 12개의 베이커리가 마지막 결승을 위해 이날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주최사는 ‘프렌치 모닝’(French Morning) 잡지사로 미국 내 프랑스인 커뮤니티를 타깃으로 한 최초의 온라인 매거진 회사로 잘 알려진 곳이었는데요. 매년 프랑스 대표 음식인 크루아상을 비롯해, 바게트, 수프 (Cassoulet) 경연 대회까지 다양하게 하고 진행하고 있어 외식 업계에서는 꽤나 주목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마지막 라운드에 들어온 베이커리 중에서는 미쉘린 2 스타 셰프인 다니엘 불루드(Daniel Boulud)와 장조지 (Jean Georges)의 베이커리부터, ‘시리얼 크루아상’으로 인스타그램에서 인기를 끌었던 ‘아파트 4층’(L’Appartment 4F)까지 다양하게 참가해 더욱 기대를 모았습니다.


작은 레스토랑에 수많은 손님들로 혼잡. 그래도 유명 페이스트리를 한 자리에

레스토랑 '5th&MAD'을 빌려 진행한 이번 대회는 모든 참가 베이커리들이 좁은 곳에 몰려있어 엄청난 혼잡이 있었습니다. 제공받은 작은 더스트 백을 들고 다니면서 원하는 베이커리를 시식하는 것이 협소한 공간 때문에 상당히 어려웠지만, 다양한 크루아상 종류를 한 곳에서 전부 맛볼 수 있다는 것에 어느 정도 만족해야 했습니다. 각 베이커리들은 기본 크루아상을 비롯해 자신의 가장 유명한 시그니처 메뉴들을 준비했고, 손님들이 원하는 종류를 전부 혹은 시식용으로 작게 잘라주었습니다.


브레드 베이커리 시식 현장

최고의 바게트 경연대회 우승자 ‘브레드 베이커리’(Breads Bakery) 과연 크루아상은?

‘초콜릿 밥카’(Chocolate Babka: 밥카는 유대인 커뮤니티에서 유래된 도우를 머리 따듯 매듭 지은 뒤 구운 빵입니다.)로 유명세를 탄 '브레드 베이커리'는 2013년 세워진 이래로 맨해튼 내 총 4개의 매장을 오픈한 곳입니다. 이곳은 특별히 작년 ‘프렌치 모닝’사에서 주최한 최고의 바게트 경연대회 우승자이기도 했는데요. 이번 크루아상 경연대회에서는 다양한 크루아상 종류와 함께 오렌지 타르트류를 준비했지만, 풍부한 버터의 향과, 바삭한 식감, 너무 빵 같지 않으면서, 질기지도 않은 깊은 풍미가 느껴지는 기본 크루아상이 개인적으로 인상이 깊었습니다.

브루클린 프렌치 베이커스 시식 현장

크루아상으로만 승부하는 ‘브루클린 프렌치 베이커스’(Brooklyn French Bakers)

크루아상을 변형시켜 만든 오색찬란한 페이스튜리를 선보인 곳들과 다르게 기본 크루아상으로만 준비한 곳도 있었는데요. 바로 ‘브루클린 프렌치 베이커스’입니다. 브루클린에서 우연히 만난 프랑스인 세 명이 모여 작년에 오픈한 얼마 안 된 베이커리이지만, 군더더기 없이 크루아상으로만 자신 있게 도전장을 내민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디스플레이로 가져다 둔 대왕 크루아상은 ‘브루클린 프렌치 베이커스’가 최고의 크루아상의 주인공일 수밖에 없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 충분했습니다. 크루아상 맛으로만 따지자면, 크루아상 특유의 깊은 버터의 풍미와 함께 살짝 시큼한 끝맛이 잘 조화를 이루어서 느끼하지 않고, 고소한 맛이 균형을 이루는 곳이었습니다.

줄리엔 불랑제리 시식 현장

요즘 인기 있는 페이스트리는 다 모였다! ‘줄리엔 불랑제리’(Julien Boulangerie)

심플한 크루아상도 맛있지만, 요즘은 토핑, 모양, 필링에 다양함을 주어서 색다른 페이스트리가 유행이죠. 특히 뉴욕 맨해튼은 오랫동안 ‘크로넛’(Cronut) 열품을 불게 한 장본인인 ‘도미니크 앙셀’(Dominique Ansel)을 비롯해서, 필링이 들어간 동그란 크루아상으로 유명해진 ‘라파예트’(Laffayette Bakery)가 있는 곳이기도 하답니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서인지, 줄리엔 베이커리도 각종 타르트와, 필링이 채워진 큐브 모양의 크루아상까지 다양한 맛들을 선보여서 손님들의 이목을 끌었는데요. 사실 기본 크루아상 이 외 다른 종류들을 채워 넣은 것은 여러 크루아상 시식으로 지루해질 수 있는 손님들의 입맛에 신선함을 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좋은 전략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맛 자체도 기대 이상이었지만요.

아파트 4층 시식 현장, 시리얼 크루아상

크루아상 모양의 시리얼이 있다? 이름도 재미있는 ‘아파트 4층’(L’Appartment 4F)

사실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했던 곳은 인스타그램에서 한동안 유행했던 ‘크루아상 시리얼’을 판매하는 ‘아파트 4층’이었습니다. 작은 볼에 크루아상 모양의 시리얼을 우유에 말아 숟가락으로 떠먹는 동영상이 여러 번 눈길을 끌었죠. 아침 일찍 가지 않으면 맛볼 수 없는 곳이기에 한두 번 쓸쓸히 발걸음을 떼야했던 곳이어서 더욱 기대가 되었습니다. 크루아상 자체의 맛은 솔직히 기억에 남지 않은 평범한 맛이었지만, 굉장히 바삭한 미니 크루아상 시리얼은 모양 자체만으로 획기적이었습니다. 이곳 이름이 '아파트 4층'이 된 데에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당시 직장인이었던 창업자 Gautier Coiffard 씨는 코로나가 터지던 해 아내와 함께 자신의 작은 아파트에서 소량씩 페이스트리를 팔면서 지금의 사업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브루클린에 베이커리 매장을 열었지만, 그때의 기억을 기념하여 '아파트 4층'이라는 이름으로 지었다고 하죠.

에피세리 블루드 시식 현장

미쉘린 스타 셰프의 베이커리들. 다니엘 블루드의 ‘에피세리 블루드’(Épicerie Boulud)와 장조지의 ‘틴 빌딩 바이 장조지’(Tin Building by Jean Georges)

미쉘린 투스타의 두 셰프들이 최근에 연 베이커리 브랜드인 두 곳 역시 이번 경연대회에 참가했는데요. 하지만, 유명세와 다르게 경연에 다소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다른 곳들과 다르게 한 두 종류의 페이스트리만 비치한 뒤 시식용도 충분히 준비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많은 분들이 몰리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이곳에 있다는 것 자체가 최후 12 베이커리 안에 들었다는 것이니, 이들의 브랜드 파워가 막강하긴 한가 봅니다.

프렌치 대드 시식 현장

기타. 그러나 충분히 맛있었다.

앞서 소개된 베이커리 이 외에도 주목할 곳들이 많았는데요. 롱 아일랜드에서 나름 유명세를 타고 있는 ‘카리사의 베이커리’(Carissa’s Bakery), 브루클린에 여러 매장을 보유한 ‘샬롯떼 파티셰리’(Charlotte Patisserie), 뉴저지에서 바게트 경연대회에 참여한 경력이 있는 ‘르 프렌치 대드’(Le French Dad)까지 많았습니다. 각자가 개성이 뚜렷하고, 특색 있었지만, 전부 소개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출처: Bread Bakery official Instagram

크루아상으로 승부한 곳 크루아상으로 이긴다!

심사는 시식에 참여한 손님들의 투표로 선정되는 ‘퍼블릭 어워즈’(Public Prize)와 유명 페이스트리 셰프들의 블라인드 테스트로 선정되는 ‘그랑프리’(Grand Prix)의 두 가지 큰 상이 준비되었습니다. 인기상이라고 할 수 있는 퍼블릭 어워즈는 바게트 경연대회 우승자였던 ‘브레드 베이커리’(Breads Bakery)에게로 넘어갔습니다. 바게트뿐 아니라 크루아상도 상당히 주목할 만한 곳이라는 것이 이번 기회를 통해 증명되었습니다.

전문가의 맛평가로 선정된 그랑프리는 크루아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던 ‘브루클린 프렌치 베이커스’(Brooklyn French Bakers)가, 그리고 2위로는 유명 페이스트리를 준비했던 ‘줄리엔 불랑제리’(Julien Boulangerie)가 수상의 영예를 얻었습니다.


약간의 혼돈과 비좁은 공간에서 여유롭게 시식하기는 어려운 환경이었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는 평을 남깁니다. 여기에 생각보다 허술한 ‘프렌치 모닝’ 사의 이벤트 홍보 마케팅과, 수상자에 대한 제대로 된 발표가 없었다는 점이 많이 아쉽습니다. 프렌치 모닝의 공식 발표 없이 참가 베이커리의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수상 여부를 짐작하는 것은 경연대회라는 타이틀에 비해 조금 초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렌드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열리는 최고의 크루아상 경연대회로 유명 베이커리의 빵을 한꺼번에 시식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좋은 경험이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많은 베이커리들의 열정이 담긴 경연대회만큼 다음 해는 조금 더 체계적인 대회로 돌아오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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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  Frenchly, Who Makes the Best Croissant in New York?, Elisabeth Guédel, March 8, 2023, https://frenchly.us/who-makes-the-best-croissant-in-new-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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